[사설] 건보료 상·하한선 동시 인상, 새는 곳은 왜 안 막나

입력 2026-07-2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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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건강보험료 부과(賦課)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초고소득 가입자의 보험료 상한선을 높이고, 최저 보험료 하한선을 현실화한다. 또 월급 외 소득(이자·임대 소득 등)에서 빼주는 공제 금액이 줄어들면서 부수입이 있는 직장가입자의 건보료 부담도 는다. 부담 능력에 맞게 보험료를 조정해 형평성(衡平性)을 높이고, 고갈 우려가 커지는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국민에게 보험료 부담을 더 지우기에 앞서 정부는 건보 재정이 새는 구멍부터 막아야 한다.

건보 재정은 올해 5조원대 적자로 돌아선 뒤, 2035년이면 적자가 39조5천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 기반을 확충하려면 제도 개선이 불가피할 수 있다. 문제는 국민 부담이다. 저소득 가입자의 최저 보험료는 두 배 이상 오를 전망이다. 정부가 단계적으로 적용하겠다지만, 취약계층(脆弱階層)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건보 재정 누수를 방치한 채 보험료부터 올리려는 편의주의(便宜主義)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돈이 새는 곳이 어디 한두 군데인가. 감기 같은 가벼운 질환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의료 쇼핑'은 여전히 심각하다. 과잉 진료, 허위·부당 청구도 끊이지 않는다. 사무장병원의 불법 수급(受給)은 물론 외국인의 단기 체류 후 고액 진료만 받고 출국하는 '먹튀 진료' 문제도 반복된다. 이런 문제를 그대로 둔 채 보험료를 더 거두려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정책이다. 건보를 정치적 인기 영합 수단으로 활용하는 일도 경계해야 한다. 청년층 탈모 치료의 건보 적용 확대처럼 재정 여건과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추진되는 포퓰리즘 정책은 건보 재정을 더욱 악화시킨다.

건강보험은 국민 모두가 함께 유지하는 사회안전망이다.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면 국민도 일정 부분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그 전제는 정부가 재정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는 신뢰다. 의료 쇼핑, 과잉·불법 청구, 부정 수급, 선심성(善心性) 보장성 확대를 차단하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