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은 과열 지방은 침체, 부동산 정책은 지역 맞춤형이어야

입력 2026-06-1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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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오는 7월 부동산 세제(稅制) 개편에 나선다. 실거주 중심 과세 원칙 아래 다주택자 부담을 늘리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손질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여러 채를 보유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그에 상응하는 부담은 져야 한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을 투기보다 거주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다.

그런데 서울 집값은 재상승 압력을 받고, 전세시장 불안은 커진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동기보다 크게 올랐고, 입주 물량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지방은 수요 부족이 문제다. 미분양 적체와 거래 부진이 심각하다. 최근 발표된 분양전망지수에서도 대구·부산·광주 등 비수도권 지역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보유세 강화나 양도세 혜택 축소 등이 서울 과열 억제(抑制)에는 일정 부분 효과를 내겠지만 지방에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패도 곱씹어야 한다. 당시 정부는 다주택자 규제, 세제 강화, 대출 규제 등을 수차례 내놨지만 서울 집값 급등과 전세시장 불안을 막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서울과 지방, 실수요와 투자 수요, 공급과 수요를 세밀하게 구분하지 못한 채 하나의 시장으로 접근하면 정책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정부는 공급 확대를 강조하지만 현장에서는 공사비 상승 탓에 사업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울에는 공급 확대와 투기 억제 병행 대책이, 지방에는 미분양 해소를 넘어 일자리와 산업, 인구 기반을 회복하는 성장 전략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증시 부양과 수출 호조가 지역 경제에 활력을 되찾아줄 것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 현 정부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규제 강도가 아니라 정책의 정교함으로 증명해야 한다. 서울의 문제는 가격이고 지방의 문제는 수요다. 전혀 다른 현실을 하나의 잣대로 재단(裁斷)하는 순간 시장 왜곡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서울과 지방의 현격한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부동산 정책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