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發 반도체 쇼크·환율 발목까지…증권가의 코스피 대응 전략 들어봤더니

입력 2026-06-08 1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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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 수익성 우려·금리인하 기대감 후퇴
환율 급등에 외국인 자금 이탈 압박
펀더멘털 위기 아닌 기술적 조정 분석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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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반도체 쇼크와 환율 급등이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강한 하방 압력에 직면했다. 지난 5일 5% 넘게 내린 데 이어 8일 코스피가 급락 흐름을 이어가면서 지수는 7000대로 내려왔다. 다만 반도체 실적 전망에 변화가 없는 만큼 이번 조정이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진단도 맞선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6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7.51포인트(4.75%) 내린 7771.98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코스피가 8% 넘게 하락하면서 9시 3분경 20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올해 3번째 서킷 브레이커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폭락한 여파가 그대로 반영되는 모습이다.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1.35%), S&P500지수(-2.64%), 나스닥종합지수(-4.18%)가 일제히 하락했다. 하루 만에 사라진 시가총액은 약 1조3000억달러(약 2000조원)에 달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10.26% 하락하며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급락의 발단은 브로드컴 실적이다. 브로드컴은 3분기 인공지능(AI) 칩 매출 전망치로 160억달러를 제시했으나 시장 기대치(172억달러)를 밑돌았다. 이는 'AI 투자 속도조절론'으로 확산됐다. 엔비디아(-6.25%), 마벨테크놀로지(-16.74%), 마이크론(-13.25%), 인텔(-11.28%), AMD(-10.86%) 등 주요 반도체주 전반이 급락했다.

미국 고용지표도 금리 부담을 키웠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전달 대비 17만2000명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약 8만명)를 두 배 이상 웃돈 수치다. 견조한 고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고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부각시켰다.

환율도 부담 요인이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5일 주간거래 장중 1549.1원까지 오른 데 이어 야간거래에서 1561.5원까지 올랐다. 이 영향 속에 원·달러 환율은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6.1원 오른 1555.2원에 개장했다. 2009년 3월6일(1590원) 이후 가장 높은 시초가다. 환율 상승은 원화 환산 수익을 줄여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긴다.

이번 충격이 국내 증시에 유독 크게 작용하는 것은 코스피가 반도체 두 종목에 좌우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내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5월 22.9%에서 1년 만에 53.0%로 늘었다. 미국 반도체주와 동조화가 강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흔들리면 지수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두 종목은 최근 들어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지난 2일 36만5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32만9000원까지 내려갔다. 이날 오전 9시 36분 현재 삼성전자는 5.78% 하락한 31만500원에 거래 중이다. 236만원까지 올랐던 SK하이닉스는 200만원 초반으로 내려왔다가 이날 4.20% 하락하면서 100만원(198만3000원)대로 내려왔다.

관건은 줄줄이 대기 중인 거시 지표다. 오는 10일과 11일 발표되는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미국 장기국채 금리에 증시 흐름이 좌우될 전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시장은 물가 지표를 통한 국채 금리 방향성과 오라클 실적에 따른 AI 투자 지속성 여부가 핵심이 될 전망"이라며 "한국 시장은 선물옵션 만기일(11일)까지 있어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추세적 하락 전환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반도체 실적 전망이 유지되는 만큼 펀더멘털과 무관한 기술적·수급적 조정이라는 해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각각 350조9135억원, 256조57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4.83%, 443.53%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는 2028년까지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이나 매크로상 위기 때문에 주가가 빠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익 모멘텀이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반도체 중심인 유가증권시장에 진입할 매력이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