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노리는 진승욱號 대신증권…재무건전성·내부통제 리스크 '빨간불'

입력 2026-06-05 11: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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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NCR 385%로 매년 하락세…평균 한참 못 미쳐
부동산 관련 우발부채 상당…익스포저 양적 부담 높아
채무보증·기업대출 잔액 빠르게 증가…리스크 관리 필요
직원 주가조작 연루 의혹 수사…내부통제 미비 지적

진승욱 대신증권 대표이사. 대신증권
진승욱 대신증권 대표이사. 대신증권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을 추진 중인 대신증권에 재무건전성 악화와 내부통제 리스크라는 이중 부담이 커지고 있다.

자기자본 4조 원이라는 재무적 문턱은 넘었지만, 순자본비율 하락세와 부동산 익스포저(노출) 집중, 전직 임직원의 주가조작 파문이 겹치면서 발행어음 인가라는 최종 관문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진승욱 신임 대표를 선임한 대신증권은 오는 2028년 초대형 IB 진입과 발행어음 사업 인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기자본의 최대 200% 한도 안에서 단기 자금을 자체 신용으로 조달할 수 있는 사업으로, 초대형 IB만이 누릴 수 있는 핵심 특권이다.

회사는 앞서 2024년 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위를 확보한 데 이어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이 4조1316억 원을 기록하며 초대형 IB 지정의 선결 요건을 충족했다. 2023년 말(2조8532억 원)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1조3000억 원 넘게 불린 셈으로, 빠른 외형 확장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부동산 익스포저, 업계 평균의 1.5배…충당금 부담도 가중

다만 시장에서는 재무건전성 지표가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회사의 순자본비율(NCR)은 385.0%로 전년 말(429.1%)보다 44.1%포인트 하락했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비율로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통상 NCR 수치가 높을수록 재무 안정성이 양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의 경우 금융당국 규제 기준은 크게 웃돌지만, 주요 종투사 평균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실제 한국신용평가(한신평)와 NICE신용평가(나신평) 등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신증권의 상대적으로 낮은 자본적정성과 부동산금융 중심의 위험 익스포저를 주요 모니터링 요인으로 꼽은 바 있다.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종투사 10개사의 평균 NCR은 1894%, 영업용순자본비율은 180%로, 대신증권의 NCR(429.1%)과 영업용순자본비율(165%)의 위치는 그룹 내 최하위권에 머문다. 자본 완충력과 자본력을 활용한 실질 경쟁력(위험인수여력) 모두 경쟁사 대비 낮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우발부채 상당 부분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채무보증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자본 건전성에 추가 압박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저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94%로, 종투사 평균(63%)을 30%포인트 이상 웃돈다. IB 영업 확장 과정에서 지난 2021년부터 빠르게 쌓은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이 그 배경이다.

실제로 회사는 최근 수년간 IB 사업 확대 과정에서 기업금융과 부동산금융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이에 따라 수익 기반은 확대됐지만 경기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도 함께 커졌다는 평가다. 특히 전체 부동산 익스포저 가운데 비수도권 및 해외 물건 비중이 높고, 변제 순위도 중·후순위에 집중돼 있어 시장 변동 시 손실 흡수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채무보증과 기업대출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신증권의 채무보증(전체 약정액 기준)과 기업대출 잔액은 각각 4조3700억 원, 9600억 원으로 빠르게 증가, 자기자본 대비 부담이 106%, 23% 수준으로 높아졌다.

미국·유럽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익스포저 처리도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충당금 규모가 전체 익스포저에 비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신평사 지적도 잠재 부담으로 남아 있다.

김예일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최근 건전성이 크게 저하됐으며, 충당금 또한 크게 증가했다"라며 "정상 및 요주의 건 중에서도 기초자산(부동산)의 가치하락, PF 사업 지연, 만기 연장 등으로 추가적으로 고정 이하로 전이될 가능성이 내재하고 있어 부동산금융 익스포져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신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사는 NCR을 포함한 주요 건전성 지표를 상시 점검하며 충분한 자본 적정성 유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라며 "사업 진행 시 자본 여력과 유동성 부담, 위험 한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직 부장의 주가조작 연루…본사 압수수색까지

초대형 IB 인가를 앞두고 내부통제 문제도 부담으로 꼽힌다. 최근 대신증권 소속 부장급 직원이 코스닥 상장사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돼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내부통제 체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앞서 올해 2월 대신증권 본사와 전직 부장 전 모 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전 씨는 총책 김 모 씨와 재력가 이 모 씨 등과 함께 2024년 말부터 이듬해 4월까지 외부 시세조종 세력과 공모해 코스닥 상장사 듀오백 주가를 1000원대에서 장중 4000원대까지 끌어올려 14억 원 이상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에 대신증권은 지난해 6월 내부 감사를 통해 의혹을 파악한 뒤 전 씨를 형사 고발하고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주요 증권사 간부가 주가조작에 직접 가담했다는 사실 자체가 초대형 IB 인가 심사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개인 일탈 여부와 별개로 금융당국이 증권사 내부통제 수준을 엄격하게 들여다보는 상황에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당국은 인가 심사 과정에서 자기자본 등 재무 요건뿐 아니라 '사회적 신용' 항목도 함께 평가한다. 불건전 영업행위나 법규 위반 이력이 확인될 경우 인가 심사에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당국은 최근 수년간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 과정에서 법규 준수와 내부통제 체계를 핵심 평가 요소로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증권사들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나 내부통제 이슈 등으로 인가 절차가 지연되거나 중단된 사례도 있다.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이 초대형 IB 도약을 위해선 재무건전성과 내부통제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진승욱 대표 역시 취임 직후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요 경영 기조로 내세운 만큼, 향후 초대형 IB 도전 성패는 재무건전성과 내부통제 수준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발행어음 사업은 사실상 금융당국의 신뢰를 전제로 하는 사업"이라며 "자본 규모를 갖췄더라도 리스크 관리 능력과 내부통제 체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으면 인가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