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팔아 명품 산다"…백화점株, 소비 회복·유커 귀환에 '활짝'

입력 2026-06-05 10:19:5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KRX 경기소비재 지수, 1주일 새 23% 급등…현대백화점·신세계↑
소비심리 회복·혼인 증가·명품 수요 확대…"백화점 업황 훈풍"
중국인 관광객 유입 기대감 고조…외국인 매출 비중 확대 전망

연합뉴스
연합뉴스

소비 회복 기대감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맞물리면서 백화점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명품·패션을 중심으로 한 고가 소비가 확대되는 가운데 혼인·출산 증가에 따른 내수 회복세와 중국인 관광객 유입 효과까지 더해지며 업황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예상하면서도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피크아웃 우려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경기소비재' 지수는 최근 1주일(5월 27일~6월 4일) 동안 23.49%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7.36%)·코스닥(-10.47%) 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수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6개 KRX 산업지수 중 1위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9513만주, 13조433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백화점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현대백화점은 30.53% 급등했으며 신세계와 롯데쇼핑도 25.52%, 8.52%씩 올랐다. 이밖에 광주신세계도 0.14% 상승했지만, 대구백화점(-12.99%), 한화갤러리아(-11.59%) 등 일부는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기도 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매도 우위를 보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매수세에 나섰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기간 신세계를 208억원 순매도했고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도 각각 109억원, 2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들도 현대백화점은 23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신세계(251억원), 롯데쇼핑(189억원)은 장바구니에 담았다. 기관의 경우 롯데쇼핑(-73억원)과 신세계(-60억원) 주식은 팔아치운 반면 현대백화점을 236억원 순매수했다.

최근 백화점 업종 강세의 배경으로는 국내 증시 호황에 따른 부의 효과와 소비심리 개선이 꼽힌다. 코스피가 9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자 투자자들의 자산 가치가 급등했고 이는 명품·주얼리·패션 등 고가 소비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백화점 3사의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1.7% 증가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뿐 아니라 패션 의류와 잡화, 식품 등 전 카테고리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또한 한국은행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6.1로 전월보다 6.9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6월(+6.9p)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이흥후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반도체 업황 호조와 1분기 국내총생산(GDP) 큰 폭 성장에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면서 소비자들의 경기 개선 기대가 확대됐으며 증시 호조도 개선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소비 회복 양상은 과거처럼 명품 브랜드에만 국한되지 않는 모습이다. 교보증권은 백화점 매출 성장 동력이 구매단가 중심에서 구매 건수 증가로 확대되고 있으며 명품에 집중됐던 성장세도 여성 캐주얼·남성 의류 등 패션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1~2월 기준 백화점 구매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1%, 구매단가는 8.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혼인 건수와 출생아 수 증가도 소비 회복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결혼과 출산은 가전·가구·유아용품·명품 예물 등 다양한 소비를 수반하는 만큼 백화점 업황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져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실적이 양호한 이유는 주식 등으로 대표되는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와 함께 혼인 건수·출생아 수 회복에 따른 소비 확대, 명품 주얼리의 가격 인상에 따른 포모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 역시 백화점 업종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최근 중국 정부의 한일령 기조와 한국행 단체관광 규제 해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위안화 강세까지 더해지면서 중국인 소비 여력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백화점 기존점 성장률 가운데 외국인 매출 기여도가 약 3%포인트 수준으로 추정되며 하반기에는 이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일본 백화점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간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 급등에 힘입어 백화점주들이 이미 상당 폭 상승한 만큼 향후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명주 연구원은 "지난 1분기 백화점 기업들이 압도적인 기존점 신장을 기록한 걸로 전망되면서 아이러니하게 피크아웃 우려 또한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