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제외 與 승리로 끝난 지방선거…'9000선' 목전 코스피 어디로?

입력 2026-06-04 10:25:31 수정 2026-06-04 10: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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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서 민주당 압승 끝나
선거 이후 정부·여당 자본시장 정책 모멘텀 본격화 관심
페어펀드 도입·스튜어드십 코드 등 주요 공약 속도 전망
'과열 경계'도 확대…금리 상승기 위험자산 선호 위축 우려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막판 역전승을 거둔 서울시를 제외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가운데 선거 이후 국내 증시의 향방을 두고 기대감과 경계가 동시에 나온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본격화할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시장 기대감이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만큼 금리 변수까지 더해질 경우 숨 고르기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치른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지방의회, 교육감 등 주요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며 향후 국정 운영의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했다.

이미 원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두면서 출범 2년 차를 맞는 이재명 정부는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정책 집행을 위한 정치적 동력을 확보했다.

증권가가 주목하는 것은 선거 이후 강화될 정책 모멘텀이다. 여당의 압승으로 입법 동력이 확보되면서 페어펀드 도입, 인수합병(M&A) 공정가액 적용 확대, 저PBR 해소,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 등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의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 증시는 인공지능(AI)발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과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가 결합되면서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정책 추진 동력을 더욱 강화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페어펀드 도입과 인수합병(M&A) 과정에서의 공정가액 적용 확대, 기관투자자의 책임 투자를 강화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 등이 거론된다. 소액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는 정책들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증시의 저평가 요인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페어펀드는 주가조작·불공정거래로 금융당국이 환수한 과징금과 부당이득을 피해 투자자에게 환급하는 제도로, 국내에선 라임자산운용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으로 도입이 검토됐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민주당과 금융위원회 간 당정 협의를 거쳐 마련된 정부안으로, 여당이 6·3 지방선거 중앙당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현행 제도는 불공정거래 행위자에게 최대 부당이득의 2배 과징금을 부과해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이 돈이 국고로 귀속되는 구조다. 그러나 페어펀드가 도입되면 이 자금이 피해 투자자에게 직접 배분된다.

상법 개정 논의 역시 시장의 주요 관심사다. 기업 이사회의 주주 충실 의무를 강화하고 일반주주의 권익을 확대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추진될 경우 그동안 낮은 주주환원 정책으로 지적받아 온 국내 기업들의 변화가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지주사와 금융주,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들의 강세 배경에도 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도 주목된다. 정부와 여당은 국민성장펀드 조성을 통해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최근 알테오젠 등 일부 대형 코스닥 기업들의 코스피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며 코스닥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코스닥 시장에 대한 정책 지원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가 오는 10월 도입할 예정인 코스닥 승강제 도입도 시장 구조 개편 차원에서 주목을 받는다.

코스닥 승강제는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스탠다드로 나누고, 상장폐지 우려가 있는 기업은 별도로 관리하는 제도다. 자격에 미달하는 기업은 빠르게 퇴출하고, 탁월한 성과를 내는 기업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제대로 투자받게 한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코스닥의 신뢰도와 투자 매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최근 코스피 대비 소외가 이어지고 있지만, 하반기 회복을 기대하게 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정책 변화와 국민성장펀드, 기관 자금 유입이 맞물리면서 시장 수급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민주당은 ▲주권상장법인 인수·합병가액 결정 시 공정가액 적용 ▲상장회사 지배권 변경 과정에서 소액주주가 지배주주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할 수 있는 의무공개매수제 도입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일반주주에 신주인수권 부여 ▲장기간 주가를 낮추는 저PBR 상장사 문제 해소 등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부 공약들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코스피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정책 기대감이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종목의 경우 실적 개선 속도보다 주가 상승 속도가 더 빠르게 나타나면서 과열 신호가 감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외 변수도 여전히 부담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불확실한 데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재개될 경우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성장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은 금리 변동에 민감한 만큼 정책 기대감만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 밴드를 8000에서 1만1000포인트로 상향 조정하면서 "코스피 8000포인트는 과거와 비교하면 높은 수치지만 현재 나타나고 있는 반도체 중심의 이익 증가세가 확연해 지수 조정 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4분기로 갈수록 미국 선거 불확실성과 수급 불안으로 투자심리가 약해질 수 있다"라며 "이때 기존 주도업종도 상승 탄력이 둔화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