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1조원 규모 유상증자 단행…우투 자기자본 2조원↑
추가 증자 가능성도 솔솔…시장선 '11호 종투사' 후보군 주목
자본력·계열 시너지 앞세워…2030년까지 ROE 10%대 정조준
우리투자증권이 출범 약 2년 만에 자기자본 2조원을 달성하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회사인 우리금융그룹의 대규모 자본 수혈로 업계 11위 증권사로 올라선 데 이어 최근 증시 호황에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면서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를 양축으로 한 성장 전략에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이르면 내년 종투사 인가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4월 24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1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으며 주금 납입은 지난달 6일 완료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당시부터 강조해 온 '비은행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다.
이에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2조2000억원으로 지난 2024년 8월 출범 당시 1조원대 초반 수준에서 약 2년여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자기자본 기준 업계 순위도 18위에서 단숨에 11위권 중형 증권사로 도약했다. 종투사를 제외한 일반 증권사 가운데서는 최상위권 체급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번 자본 확충을 계기로 IB 부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형 딜 참여 역량을 확대하고 인수·주선 업무를 강화해 비이자 중심 수익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업 성장 단계별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기업금융, 인수금융, 투자금융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 솔루션 제공 역량도 강화한다.
WM과 리테일 사업 확대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우리은행을 비롯한 우리금융의 고객 기반과 영업 채널을 활용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금융상품 라인업 확대와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리테일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 고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출범 초기부터 '디지털 증권사'를 표방해 왔다. 오는 2027년 신 전산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디지털 기반 리테일 성장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WM과 리테일, 디지털 부문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해 IB와 함께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다.
시장 환경도 우리투자증권의 사업 확대 방향에 긍정적이다. 최근 국내 증시 호황으로 증권업 영업환경 전반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면서다.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66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10억원)보다 14배 이상 증가하며 흑자 기반을 다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 개선이 단순한 일회성 효과가 아닌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투자심리 회복에 따른 구조적 변화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투자자들의 자금이 예·적금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증권업 전반에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브로커리지와 금융상품 판매, IB 수수료 수익 등 주요 사업 부문의 성장 여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의 다음 목표가 종투사 인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규정상 종투사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종투사 지위를 획득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200%까지 확대되고 헤지펀드 대상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 신규 사업 진출이 가능해진다.
실제 우리금융이 내년 추가로 1조원 안팎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024년 8월 출범 당시 10년 청사진으로 '종투사 도약·ROE(자기자본이익률) 10% 달성'을 내건 바 있는데, 내년까지는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해야 인가 추진 일정에 무리가 없어서다.
곽성민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도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내년까지 3조원을 충족해야 종투사 인가 프로세스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향후에도 종투사 인가 일정 등을 고려해 추가 증자를 단계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김예일·김경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우리금융의 유증으로 우리투자증권은 경쟁사 대비 우수한 자본 경쟁력을 기반으로 IB, 리테일, 운용부문 등에서 보다 공격적인 사업 기반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며 "증권업 사업 기반 확대를 통해 비은행 부문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그룹의 방향성을 고려할 때 그룹 내 우리투자증권의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 상시적 영업·재무적 지원과 계열 협업을 통한 영업 시너지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순한 몸집 확대만으로는 종투사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이 종투사 지정 요건을 강화한 데다 안정적인 수익성과 사업 경쟁력이 입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짧은 업력과 제한적인 시장점유율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은 그룹 차원의 자본 지원 의지가 확고한 데다 은행·카드·보험 등 계열사와의 협업 여력도 충분해 종투사 도전에 필요한 기반은 상당 부분 갖췄다"면서도 "종투사 인가는 단순히 자기자본 규모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성과 시장 내 존재감을 입증해야 하는 만큼 향후 IB 실적과 WM 경쟁력 확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자본력 확대를 계기로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종투사 도약을 목표로 고객 신뢰와 시장 경쟁력을 꾸준히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