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최근 한달여 33% 급등…KRX 증권 6% 내려
1분기 역대급 실적 시현에도 반도체 쏠림에 주가 약세
거래대금 피크아웃 및 2분기 채권 손실 우려도
증시 활황에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증권사들의 주가가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로 시장 자금이 쏠리면서 증시 상승의 온기가 증권주까지 닿지 못한 탓이다. 코스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압력과 하반기 증시 피크아웃(정점 통과) 경계감이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2일까지 코스피가 33.37% 급등하는 동안 KRX 증권지수는 5.90% 하락했다.
증권주는 올해 증시의 급등세 속에 신고가랠리를 펼치며 주도주 중 하나로 부상했던 바 있다. 지난 1월에만 KRX증권 지수는 42.97% 상승한 데 이어 2월 32.83% 급등했다. 전쟁이 본격화한 3월 15.84% 하락했지만 다시 4월 9.83% 오르며 전반적인 강세 흐름을 지속했다. 1~4월만 해도 1분기 거래대금 급증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로 증시 흐름과 동조화됐지만 5월 들어선 달라진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이는 증시에서의 반도체 쏠림 현상이 강화되는 가운데 거래대금 피크아웃 우려와 차익실현 매물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KRX 증권지수는 피크아웃 우려가 불거져 투자심리가 약화했다"며 "반도체주 중심의 주가 상승으로 인해 증권주가 소외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실적은 양호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4조원대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거래대금 증가와 신용융자 확대, 운용 손익 개선이 동시에 반영되며 대부분 증권사가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거래 환경도 우호적이다. 2분기 들어 지난 1일까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NXT)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86조7585억원으로 1분기(66조6391억원) 대비 30% 이상 늘었다. 위탁매매 수수료가 증권사의 핵심 수입원인 만큼 거래대금 증가는 통상 증권주에 호재다.
주가가 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핵심 원인으로는 AI·반도체 쏠림이 꼽힌다. 코스피 상승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면서 시장 자금이 반도체와 휴머노이드 등 AI 관련주로 집중됐고 증권 업종으로의 수급 확산은 제한됐다.
실적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채권 운용 부문의 수익성 우려도 악재로 더해졌다. 4월 이후 시장 금리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커지자 증권사의 또 다른 수입원인 채권 운용에서 평가 손실이 불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변동성 확대로 2분기 관련 수익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풍부한 유동성 덕에 업황은 긍정적이지만 주가가 1년치 실적을 선반영한 만큼 밸류에이션을 고려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기 성장성을 위한 과제가 남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에는 거래대금 증가가 증권주 상승의 핵심 논리였다면 이제는 늘어난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가 관건으로 부상했다. 수수료율 하락과 경쟁 심화로 단순 중개 수익만으로는 주가 재평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확대는 브로커리지 수익을 가장 빠르게 끌어올리는 변수지만 장기 성장성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며 "고객자산을 효율적으로 배분 및 운용해 수익으로 전환하는 능력에서 종목별 차별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은 오히려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증권사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배 수준으로 직전 고점(1.5배) 대비 약 18%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거래대금의 하방 경직성과 이자손익 개선세를 근거로 업종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권업종은 실적과 밸류에이션, 배당 매력을 모두 갖춘 구간스페이스X 관련 모멘텀이 약화될 경우 시장의 관심은 다시 업황과 실적 개선 종목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주주환원 확대의 수혜가 예상되는 증권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