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와 영덕군에 새 단체장이 탄생했다. 다음 주면 임기를 본격 시작하는데, 단체장을 둘러싼 걱정이 많다.
박용선 포항시장 당선인은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지역 국회의원의 지지를 기반으로 경선을 통과한 후 이번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조주홍 영덕군수 당선인은 경선 과정에서 여러 논란에도 이희진 전 군수의 지지 선언에 힘입어 뒤처지던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경선에 이어 본선 승리를 쟁취했다. 지역민들은 두 당선인이 사법 리스크가 있다면 소명하면 그만이지만 무엇보다 상왕(上王) 노릇을 하려는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견제할지가 우려스럽다.
포항과 영덕은 공교롭게도 경제적으로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포스코만 해도 올해 포항제철소 수소환원제철 전환 사업(매립 등)과 LNG발전소 건립, 해도동 기숙사 건축 등을 위해 2조원 가까운 돈을 쓸 계획이다.
이권이 많다 보니 당연히 시민들의 눈은 새로운 시장에게 쏠린다. 공교롭게도 박 당선인은 포스코 현장직으로 근무하다 관련 하청업체 대표도 오랫동안 한 인물이어서 포항제철소의 돈 흐름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이권 개입 우려는 더 크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첫걸음인 시장직 인수위원회·자문위원단(95명) 구성이 완료된 이달 초, 많은 시민들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포항의 미래를 어둡게 봤다. 인수위원장·부위원장, 자문위원장·부위원장 모두가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했다 중도 포기하고 박 당선인에게 뛰어간 이들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포항북구당협 사무국장 등 정당 관계자도 인수위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포항의 주요 보직이나 이권 등에 벌써 이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가 하면 앞으로 시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상왕' 노릇 역시 톡톡히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포항 남·북구 국회의원까지 상왕 명단에 가세하면서 당선인이 휘둘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얘기가 많다.
박 당선인은 포항의 미래 먹거리로 AI 데이터센터 유치, 철강 산업 고도화, 수소 밸류체인 구축 등을 강조했는데, 인수위 구성을 보면 정책 설계보다는 논공행상이 먼저라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신규 원전 2기 유치로 더 큰 발전이 예상되는 영덕 역시 상왕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조 당선인이 꾸린 인수위 명단에 이희진 전 군수 측근들이 다수 보인다는 점에서 이 전 군수가 상왕 노릇을 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다. 앞서 이 전 군수가 경선 과정에서 조 당선인 지지 선언을 한 이면에 현 군수의 인사와 관련 있다는 말이 돌았으니 이런 분석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닐 듯하다.
조 당선인은 '반듯한 군정'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신규 원전 유치에 따른 영덕의 미래 100년을 설계하기 위한 신성장 동력 가동에 사활을 걸겠다며 앞만 보고 달릴 의지를 밝혔다.
그렇다면 이 두 지역 당선인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게 뭘까. 상왕으로 거론된 인사들이 한발 비켜서 당선인과 거리 두기부터 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한다. 나서기보다는 당선인들이 지자체를 잘 이끌도록 묵묵히 응원하는 게 지금 그들의 바른 몸가짐일 터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당선인이 화합을 통한 발전을 위해 여러 조직을 구성했다고 했지만 상왕 노릇을 하려는 인사들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보여 걱정스러운 마음이 크다"면서 "당선인 스스로가 중심을 잡고 지자체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시민들도 상왕들의 허튼짓을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