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흠 극작가
또 스파이더맨이다. 처음에는 토비 맥과이어였고 그다음은 앤드류 가필드였다. 지금은 톰 홀랜드가 스파이더맨이 되었고, 애니메이션에서는 마일스 모랄레스가 새롭게 등장했다. 배우가 바뀌고 세계관이 달라졌으며 이야기 역시 변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또 극장으로 향한다.
스파이더맨은 출발점부터 모두가 안다. 평범한 소년 피터 파커가 거미에 물려 특별한 능력을 얻고,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다가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계기로 각성해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난다. 수없이 반복된 이야기다.
하지만 다른 히어로들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스파이더맨은 완성된 영웅이 아니라는 점이다. 슈퍼맨은 태어날 때부터 특별한 존재였고, 배트맨은 자신의 의지로 영웅이 됐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은 어느 날 갑자기 특별한 힘을 갖게 된 평범한 소년이다. 그는 끊임없이 흔들리고 실수하며, 때로는 자신의 능력을 감당하지 못한다. 영웅이 된 뒤에도 학교에 가야 하고, 사랑을 고민하고, 친구와 다투며, 생활비를 걱정한다.
그래서 스파이더맨은 히어로물에 앞서 청춘의 이야기다. 스파이더맨이 악당을 물리치는 모습보다 피터 파커가 선택의 순간마다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에게 마음을 준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익숙한 문장이 오랫동안 스파이더맨을 대표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흔히 삼스파라고 부르는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이 보여주는 청춘은 서로 다르다. 마일스 모랄레스 역시 이전과는 다른 시대와 환경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한다. 하지만 결국 그들이 마주하는 질문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가진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그리고 내가 선택한 삶을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
우리는 완벽한 영웅보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영웅이 되어가는지를 보고 싶은 게 아닐까. 가능하다면 나의 응원으로 일어나는 영웅이라면 더 마음이 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스파이더맨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영웅인지도 모르겠다. 특별한 힘을 가졌지만 여전히 서툴고, 세상을 구하면서도 자신의 문제 앞에서는 흔들린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실패를 안타까워하고, 다시 일어서는 순간에는 박수를 보낸다.
다행히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다시 돌아온다. 새로운 악당과 화려한 액션, 그리고 우리의 이웃 피터 파커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또 극장으로 향할 것이다. '또 스파이더맨이야?'라고 투덜거리면서도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