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뒤흔드는 젠슨 황…'진짜 수혜주' 찾기 분주한 시장

입력 2026-06-02 12: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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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두산·네이버 등 젠슨 황 CEO 회동 소식에 주가 폭등
젠슨 황 오기도 전 '불기둥'…피지컬 AI 협력 추진 주목
전문가 "사진 말고 실제 수주 이어지는 주문서를 사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AI용 PC용 칩 N1X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이 임박하면서 국내 주요 그룹주들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시장은 황 CEO가 방한 기간 어떤 기업 경영진과 만나 어떤 협력 방안을 논의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 간 협력이 기존 인공지능(AI) 반도체 중심에서 로보틱스와 피지컬 AI 등 차세대 산업 분야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젠슨 황 CEO와의 회동 자체만으로 관련 종목에 접근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고경영자 간 만남이나 기술 협력 논의는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실제 주가의 지속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공동 개발, 공급 계약, 수주 확대 등 구체적인 사업 성과가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68%(312.23포인트) 상승한 8788.38에 거래를 마감,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국내 증시 상승세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특히 엔비디아와 협력 가능성이 부각된 종목들이 시장을 주도한 모습이다.

특히 LG그룹과 두산그룹, 네이버, 현대차그룹 등이 엔비디아의 새로운 핵심 파트너 후보로 거론되면서 관련 종목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실제 LG전자는 황 CEO가 방한 기간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만나 피지컬 AI 및 로봇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는 소식에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밖에 LG씨엔에스(26.27%), LG이노텍(10.97%), LG(21.01%) 등 LG그룹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AI 플랫폼 기술과 LG의 로봇·전자·통신 분야 하드웨어 역량이 결합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피지컬 AI는 생성형 AI를 실제 산업 현장과 로봇, 자율주행 시스템 등에 접목하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어 관련 협력 논의 자체가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역시 전일 대비 16.03%(3만7500원) 넘게 오른 2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젠슨 황 CEO는 지난달 열린 엔비디아 연례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아시아 지역의 AI 생태계를 설명하던 중 화면 가득 엔비디아 로고와 네이버클라우드의 로고를 나란히 배치하고, 그사이에 빨간색 하트 이모티콘을 삽입한 슬라이드를 깜짝 공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한 기간 중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의 만남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1784 사옥을 찾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기대감이 한껏 커진 상태다.

두산그룹도 엔비디아와의 확장 기대감으로 상승했다. 지난 4월에는 황 CEO의 딸이자 엔비디아 글로벌 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인 매디슨 황이 직접 경기 성남시 두산타워를 찾아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 등 경영진과 회동하고 피지컬 AI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실제로 두산은 피지컬AI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피지컬AI는 AI를 데이터센터 안의 연산 기술에 그치지 않고 로봇과 공장, 물류, 제조 현장 등 실제 산업 공간에서 작동하게 하는 기술 영역이다.

특히 로봇 분야에서는 두산로보틱스가 대표 수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전일 상한가를 기록한 두산로보틱스는 자체 개발 중인 '에이전틱 로봇 OS(Agentic Robot OS)'와 엔비디아의 AI·로보틱스 시뮬레이션 및 학습 인프라를 연계하는 협력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테마주 과열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단순한 '젠슨 황 테마주'를 추격하기보다는 실제 수주와 반복 매출로 이어질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실제 전일 급등한 LG그룹주, 두산그룹주, 네이버 등은 이날 두산로보틱스를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젠슨 황 이벤트는 사되, 사진이 아니라 주문서를 사야 한다"라며 "시장은 이벤트를 좋아하지만, 추세는 이벤트가 아니라 주문서가 만든다"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지난해 1차 깐부회동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삼성SDS, 현대차, 로봇 관련주가 차례로 움직였다"라며 "시장이 산 것은 치맥 사진이 아니라 한국 기업이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고객이자 공급자,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2차 깐부회동의 의미는 더 넓다는 분석이다. 1차 회동이 AI 팩토리와 반도체 중심의 이벤트였다면, 2차 회동은 피지컬 AI와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이벤트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누가 젠슨 황을 만나는지가 아니라, 누가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반복 매출을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며 "양해각서(MOU), 공동 개발, GPU 구매, 데이터센터 구축, 로봇 플랫폼 도입, 스마트팩토리 확산은 추세가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황 CEO는 GTC 타이베이 등 주요 행사를 마친 뒤 오는 4일 저녁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다. 이튿날인 5일부터는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방한 일정에 돌입한다.

한편 회동 장소는 서울 성수동의 한 삼겹살 전문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해당 음식점의 온라인 예약 현황에 따르면 회동 당일인 오는 5일 오후 6시 이후 시간대는 이미 예약이 모두 마감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