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株, '8700피'에도 울상…반등 열쇠는 'AI發 전력수요'

입력 2026-06-01 10: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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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유틸리티 지수, 1주일간 1%대 약세…양대 지수 하회
대명에너지·서울가스·대성에너지 등 가스·신재생주 중심 ↓
증권가 "AI 데이터센터發 전력 인프라 투자 수혜 지속될 것"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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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87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유틸리티 업종은 되레 뒷걸음질 치고 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영향으로 가스·신재생에너지 관련주 중심 약세가 나타나면서다. 다만, 시장에서는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와 북미 전력망 투자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 인프라 관련 종목들의 중장기 성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유틸리티' 지수는 최근 1주일(5월 21~29일) 동안 1.17% 하락했다. 이는 코스피(17.58%)·코스닥(1.77%) 지수 수익률을 밑도는 수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6개 KRX 산업지수 중 하위 5위다.

같은 기간 지수 구성 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한국전력(5.42%)와 SGC에너지(4.39%), 삼천리(1.14%) 등 전력 판매와 발전 사업 중심의 전통 유틸리티 종목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반면 ▲대명에너지(-8.93%) ▲서울가스(-6.35%) ▲INVENI(-6.20%) ▲한전산업(-4.32%) ▲한국가스공사(-4.18%) ▲대성에너지(-4.18%) 등 도시가스·집단에너지·신재생에너지 관련 종목들은 부진한 모습이었다.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의 상황도 비슷하다.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유틸리티 섹터에 투자하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 'KoAct 미국천연가스인프라액티브'는 6.16% 하락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S&P글로벌인프라(합성)(-0.73%)' ▲삼성자산운용 'KODEX 미국S&P500유틸리티(-0.61%)' ▲KODEX S&P글로벌인프라(합성)(-0.49%)' 등도 약세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면서 국제유가 상승세가 다소 진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격화되며 국제유가와 LNG(액화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신재생에너지·발전 관련 종목들이 수혜 기대감으로 상승했지만, 이후 종전 협상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시장에서는 최근 전력·에너지 관련 종목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큰 폭으로 상승했던 만큼 단기적인 가격 부담도 조정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실질 정책금리 기준 확장적 금융 환경이 지속되고 있으며 고용시장 둔화 조짐과 임금·주거비·기타 서비스 물가가 여전히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지지하고 있다"며 "이 같은 단기 매크로 충격으로 인해 AI·전력 인프라 밸류체인에 일시적인 수급 약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조정을 업황 악화보다는 단기 수급 요인에 따른 숨고르기 국면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최근 하반기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 데이터센터 증설과 전력망 확충 수요 확대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수혜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력기기 업종의 경우 미국향 수주가 양적·질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변압기 중심이었던 공급 병목 현상이 차단기와 배전기기, BESS(에너지저장장치)용 전력기기, 해저케이블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력기기 업체들의 수주 증가와 실적 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SK증권도 전력 인프라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 배전 인프라가 기존 54V 체계에서 800VDC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장거리 대용량 전력 공급을 위한 765kV 초고압 송전망 구축도 본격화되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 급증으로 ESS 수요 역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북미 지역에서 초고압 송전망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수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증가와 전력망 투자 확대 영향으로 전기요금이 상승하고 있으며 송배전 설비 투자 역시 확대되는 추세다. 이 같은 현상이 전력기기 공급 부족과 맞물려 관련 업종의 중장기 성장성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 과열된 투자심리와 밸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경계도 제기된다.

유안타증권은 AI·반도체 및 전력 인프라 밸류체인으로 자금이 집중되며 관련 펀드로 대규모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성장주 중심의 멀티플 부담 확대가 나타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수급 유입 강도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구 연구원은 "AI 인프라 관련 업종의 차별화 장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주가 상승 폭을 고려할 때 단기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틸리티 업종 약세는 중동 리스크 완화와 차익실현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수급 변동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지만,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전력망 투자라는 구조적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