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피 13일 연속 순매도…올해 최장 연속 기록 경신
46조7060억 원어치 순매도…삼전닉스 등 시총 상위 종목 중심
당국, 국내 주식 이어 ETF·ETN 직접 매매 가능토록 제도 정비
외인 ETF 직접 거래 시 외화 유입 따른 환율 안정화 효과 기대
코스피가 8000선을 넘어서는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이에 '역서학개미(해외 주식 대신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외국인)'를 국내 증시로 끌어들이기 위한 실질적인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직접 거래 허용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7일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올해 최장 연속 순매도 기록을 갈아치웠다. 외국인은 전날에도 오전에는 순매수하기도 했으나 결국 1840억 원 순매도로 거래를 마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13거래일간 코스피 시장에서 무려 46조7060억 원을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 상승세를 개인투자자들이 떠받치는 사이 외국인 자금은 오히려 한국 시장을 이탈한 셈이다.
외국인 매도세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됐다. 반도체와 자동차, 금융주 등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대형주 대부분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는 분위기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증시 대표 종목 대부분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졌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주(18일~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를 5조3465억 원, 삼성전자를 5조2778억원 어치 순매도했는데, 이는 전체 코스피 시장 매도액(14조3066억 원)의 74%에 달하는 규모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유입 없이는 증시 랠리의 지속 가능성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수는 상승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 수급은 개인투자자들이 떠받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코스피 상승이 얼마나 견고한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순매도가 장기화할 경우 환율 불안도 피하기 어렵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해외로 송금하는 과정에서 원화 약세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환율이 불안해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매력도가 더욱 낮아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될 경우 환율 변동성 확대와 함께 주식시장에 대한 하락 압력도 덩달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수급 측면에서의 공백을 국내 기관과 개인 투자자가 단기간에 메우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섰다. 핵심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에 이어 ETF와 ETN도 직접 매매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손보는 것이다.
현행 규정상 외국인 통합계좌의 거래 대상은 주식으로 한정돼 있는데, 금융당국은 이를 ETF와 ETN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해외 투자자가 국내 증권사에 별도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국내 증시에서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외국인의 ETF 직접 거래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 입법예고를 마칠 예정이다. 필요하면 비조치의견서로 빠르게 시행할 방침이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외국인통합계좌 거래 대상을 주식에서 ETF, ETN까지 확대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ETF는 개별 주식보다 접근이 용이하고 분산 투자 효과가 있어 외국인 장기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기에 적합한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그간 일부 해외 증권사들은 한국 ETF를 해외 투자 플랫폼에서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이를 글로벌 스탠다드 차원에서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해외 투자자들이 ETF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지만 국내 시장은 각종 규제와 거래 절차가 상대적으로 복잡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외국인의 ETF 직접 거래가 허용되면 외화 유입 확대를 통한 환율 안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개인 중심의 상승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시장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순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브로커리지 예탁자산의 20%에 대해 접근성이 열리고 미국 가계의 해외주식 비중(7.5%) 중 2%가 국내 유입된다고 가정하면, 중기적으로 약 30조 원 규모의 신규 자금 유입 여지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