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야~" 하회마을 수 놓은 불꽃비…감탄 자아낸 양국 정상

입력 2026-05-20 16:36:07 수정 2026-05-20 20: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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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안동 한일 정상회담
창작 판소리 어우러지며 장관…전통문화가 외교·경제 이어줘
줄불놀이 위상 한 단계 올라가

지난 19일 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저녁 만찬을 끝내고 하회마을 만송정에서 조선 선비들의 대표적 선상 풍류문화인
지난 19일 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저녁 만찬을 끝내고 하회마을 만송정에서 조선 선비들의 대표적 선상 풍류문화인 '하회 선유줄불놀이'를 관람하면서 감탄을 쏟아냈다. 청와대 제공

19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 부용대와 만송정의 밤하늘이 다시 한 번 불빛으로 물들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 친교 행사로 하회선유줄불놀이와 판소리 공연을 함께 관람하면서, 천년 고도 안동의 전통문화가 국제 외교 무대의 중심에 섰다.

이날 저년 만찬을 끝낸 두 정상은 하회마을 나루터로 이동해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풍류문화가 고스란히 전승된 안동의 대표적 불꽃놀이인 '선유줄불놀이'를 관람했다.

부용대 절벽 위에서 쏟아져 내리는 불덩이들이 '낙화야'라는 함성과 함께 떨어지고, 낙동강 밤물 위 하늘에서 사방으로 흩뿌려지는 불씨들의 장관을 지켜보면서 양 정상들은 감탄을 자아냈다.

강가에 모인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일제히 탄성을 터뜨렸고, 한국의 전통 소리꾼이 들려주는 창작 판소리 '흩어지는 불꽃처럼'이 어우러지며 현장은 장엄한 분위기로 채워졌다.

단순한 관광 이벤트를 넘어, 한국 전통문화가 외교와 관광, 지역경제를 잇는 새로운 콘텐츠로 부상하는 순간이었다.

하회선유줄불놀이는 조선시대 풍류문화에서 유래한 안동의 대표적인 전통 놀이이다.

강 위에 띄운 배와 부용대 절벽 사이에 줄을 연결한 뒤 숯불 주머니를 흘려보내 마치 불꽃 폭포처럼 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연등과 뱃놀이, 시회(詩會), 전통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며 선비문화의 미학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지역 행사나 특별한 날에만 제한적으로 재현됐지만, 안동시는 지난해부터 상설 시연에 나서며 관광자원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야간 관광 콘텐츠가 부족했던 지역 관광 구조 속에서 줄불놀이는 체류형 관광을 이끄는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공연이 열리는 날이면 하회마을 일대 숙박업소 예약률이 크게 오르고, 음식점과 상권 매출도 동반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번 한일 정상의 관람은 줄불놀이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 자체가 지닌 역사성과 더불어, 전통 불꽃놀이와 판소리가 결합된 독창적 콘텐츠가 국제 사회에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불꽃놀이 문화가 발달한 나라라는 점에서, 두 정상이 함께 줄불놀이를 관람한 장면은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상징적 의미도 담고 있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줄불놀이의 세계화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단순한 재현 행사 수준을 넘어, 국제 문화축제나 세계적 관광상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안동이 가진 유교문화와 전통마을, 탈춤, 한식, 고택 체험 등과 연계할 경우 체류형 글로벌 관광벨트 구축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줄불놀이의 경쟁력은 '디지털 시대에도 살아남는 아날로그 감성'에 있다.

인공적인 레이저와 화려한 전광판 대신 숯불이 천천히 흘러내리며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불빛, 그리고 강물과 어둠이 빚어내는 풍경은 현대인들에게 오히려 깊은 울림을 준다.

여기에 판소리의 한과 흥이 더해지며 관람객들은 단순한 공연이 아닌 한국적 정서를 체험하게 된다.

이날 행사에서 두 정상은 공연이 끝난 뒤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보냈고, 시민들은 "안동의 문화가 세계 정상들에게 소개돼 자랑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하회마을의 밤하늘을 수놓은 불빛은 단순한 축포가 아니라, 지역 문화유산이 세계 관광자원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신호탄이었다.

전통은 오래된 과거가 아니라 미래 산업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지방의 문화유산 역시 세계 외교와 관광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점을, 이날 안동의 줄불놀이는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증명해 보였다.

지난 19일 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저녁 만찬을 끝내고 하회마을 만송정에서 조선 선비들의 대표적 선상 풍류문화인
지난 19일 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저녁 만찬을 끝내고 하회마을 만송정에서 조선 선비들의 대표적 선상 풍류문화인 '하회 선유줄불놀이'를 관람하면서 감탄을 쏟아냈다. 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