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 경북 안동을 찾아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 나라현을 방문한 데 대한 답방(答訪)으로, '고향 대 고향'이라는 전례 없는 형식의 셔틀 외교가 성사됐다. 형식상 실무 방문임에도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의미를 담아 국빈에 준해 대접한다고 밝힌 데서 이번 방한의 전략적 무게를 가늠할 수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9년 만에 정상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이 면전(面前)에서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중·미 관계를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는다"고 경고했지만, 트럼프는 대만 방어 여부에 대해 "그 얘기는 하지 않겠다"며 맞대응을 피했다. 무기 판매 문제와 관련해선 "(시 주석과) 매우 상세히 논의했다"고 말했고 "9천500마일을 날아가 전쟁할 생각은 없다"고도 해 수십 년간 지켜온 대만 관련 원칙을 흔들었다. 동아시아엔 미국의 안보 공약도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히는 대목이다.
미중 밀착으로 인한 불안은 일본이 더욱 크고 직접적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해 11월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대만 유사시 일본의 군사 개입 가능성을 공언했고, 이후 중일 갈등이 전면화되고 더욱 격화(激化)됐다. 미국의 신뢰가 흔들리면서 일본으로선 동북아 안보 및 이익을 공유하는 한국과의 관계 개선·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셈이다. 우리에겐 기회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이 강조해 온 실용 외교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발휘돼야 한다. 그동안 한미일 공조 틀 안에서 제한적으로 논의됐던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첨단기술 분야 협업, 대북 정보 공유, 북핵 공동 대응 매뉴얼 업그레이드 등을 한일 양자 차원에서 보다 실질적으로 격상시킬 호기(好機)다. 역사 등의 문제에 대한 성의 있는 대화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번 안동 회담은 단지 '오고 가는' 셔틀 외교 차원의 퍼포먼스를 넘어, 요동치는 세계 질서 속에서 한일 협력과 공조를 전략적으로 강화·확대하는 기회의 장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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