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호·넥센, 3개월 새 주가 각각 16.3%·28.2%·26.5% 내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원가 상승 부담, 2분기부터 본격 반영 예상
원가율 최대 10%p 상승 분석도…3사 영업이익률 타격 불가피
국내 타이어 3사의 주가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주가 로봇·미래 모빌리티 기대감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가는 사이, 타이어주는 2분기부터 본격화할 악재를 선반영하며 맥없이 흘러내리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부터 타이어사들의 원가 부담이 본격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둔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가는 16.3%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 주가도 각각 28.2%, 26.5% 빠지는 등 타이어 3사의 주가는 일제히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주가가 42.8% 급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과는 달리 타이어 업종에서는 그 온기가 전혀 닿지 않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주는 정의선 회장이 주도하는 로봇·자율주행 사업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맞물리며 그룹 전반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분위기가 조성됐다.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업체들은 실적 안정성과 미래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타이어 업체들이 완성차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가장 큰 이유로는 2분기부터 발생할 실적 둔화 가능성이 꼽힌다.
지난 1분기의 경우 글로벌 완성차 수요 회복과 교체용 타이어(RE) 시장의 안정적인 수요, 환율 효과 등이 맞물리며 3사 모두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거나 일부 웃도는 성적을 거뒀으나, 2분기부터는 원가 부담 등으로 인한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핵심 악재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원가 상승 부담이다. 중동 전쟁으로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합성고무와 카본블랙의 가격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까지 겹치며 해상운임 상승 가능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타이어사들은 통상 수개월 전 확보한 원재료 재고를 활용하는 만큼, 현재의 원가 상승 압박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한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원재료비 비중은 전체 제조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라며 "합성고무와 천연고무, 카본블랙 가격이 동시에 상승할 경우 영업이익률 방어가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가 비율이 최대 10%포인트 가까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라며 "타이어 3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 중후반대인 점을 고려하면 10%포인트에 달하는 원가율 상승은 수익성을 사실상 반 토막 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타이어 업체들의 수익 구조상 원가 부담을 곧바로 판매 가격에 전가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강한 데다, 경기 둔화 우려로 교체용(RE) 타이어 수요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 하락 압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도 보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완성차 업종처럼 뚜렷한 성장 모멘텀이 부족한 데다, 원가 상승 국면에서는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에 대해 "과거 원가-판가 사이클에서 '원가 상승-수익성 하락-판가 인상-수익성 회복'이라는 패턴을 수차례 경험해 왔고,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한 원재료가 상승이 2분기 계약부터 반영됐고, 실제 원가로 투입되는 시점은 3개월 후, 손익 반영은 4~6개월 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도 넥센타이어에 대해 "이란 사태가 없었다면 올해는 체코 공장 가동률 개선과 유로화 강세, 그리고 원재료 부담 완화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라며 "다만 중동 사태에 따른 원재료 부담과 판매 차질 등 부담 요인을 고려해 올해 순익 추정치를 10%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하향한다"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유럽의 중국산 타이어 반덤핑 관세 부과에 반전의 기대를 걸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중국산 타이어 반덤핑 관세 강화 움직임이 국내 업체들에는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업체들의 유럽 시장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산 반덤핑 관세율이 3.4%로 가장 낮고 유럽 공장을 보유한 한국타이어가 가장 유리하다"라며 "중국산 타이어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최대 매출 시장인 유럽에서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