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물산업 '잃어버린 4년'…예산 반토막·조직 축소

입력 2026-05-25 13:27:53 수정 2026-05-25 13: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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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시절 5+1 신산업 핵심서 홍준표 시정 이후 후순위로 밀려

대구시가 한때 미래 먹거리로 키웠던 물산업이 최근 4년 사이 예산과 조직이 축소되며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 대구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집적단지 전경. 매일신문DB
대구시가 한때 미래 먹거리로 키웠던 물산업이 최근 4년 사이 예산과 조직이 축소되며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 대구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집적단지 전경. 매일신문DB

대구시가 한때 미래 먹거리로 키우던 물산업이 최근 4년 사이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 관련 예산은 절반 넘게 줄었고 담당 조직도 축소됐다. 지역 물기업들 사이에서는 "잃어버린 4년"이라는 하소연까지 나온다.

18일 엑스코에 따르면 오는 9월 제1회 국제여과컨퍼런스(International Filtration Conference 2026)가 엑스코에서 열릴 예정이다. 국제여과컨퍼런스는 엑스코 마이스뷰로실이 신규 개발한 국제학회로 물 등을 활용한 첨단 여과기술을 논의하는 자리다. 여과기술은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산업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제여과컨퍼런스를 글로벌 K-컨벤션 육성사업 신규 지원 대상으로 선정하고 향후 4년간 최대 6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춘우 엑스코 대표이사는 "대구를 물·환경·여과기술 분야의 글로벌 협력 허브로 육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지역 물산업계의 분위기는 이 같은 기대와 거리가 있다. 국제 컨벤션 유치와 별개로 대구시의 물산업 정책 기반은 최근 몇 년 사이 뚜렷하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물산업 관련 예산은 2022년 74억원에서 올해 34억원으로 줄었다. 4년 만에 40억원 감소한 것으로 삭감률은 54.1%다.

권영진 전 시장 시절 물산업은 대구시 '5+1 신산업'의 한 축이었다. 당시 물산업진흥팀은 경제부시장 산하 미래혁신정책국에 배치돼 산업 육성 기능을 맡았다. 물산업은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연계해 대구시가 장기적으로 키워야 할 전략산업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2022년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이후 대구시의 5대 신산업은 ABB, 로봇, 반도체, 미래모빌리티, 헬스케어 중심으로 재편됐고 물산업진흥팀은 환경수자원국 소속으로 옮겨졌다. 이후 조직 개편 등을 거쳐 규모도 기존 2개 팀 8명에서 1개 팀 7명으로 축소됐다.

기대를 모았던 물산업진흥원 설립 논의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물산업진흥원은 흩어져 있는 물 관련 공공기관과 지원 기능을 연계해 지역 물기업을 통합적으로 지원하자는 취지로 추진됐다. 지난해 4월 물산업진흥협의체가 출범하면서 초기 단계는 밟았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장관 교체와 기후에너지환경부 개편 등을 거치며 이후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물산업의 중추인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는 대구시 물산업의 위상이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고 보고 있다. 이창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 사무국장은 "물산업은 대구가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분야"라며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 시장 후보들에게 물산업의 중요성을 다시 알리고 공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간담회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