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전 노사 18일 사후조정 재개, 국가경제를 파국으로 몰지 않기를

입력 2026-05-1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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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총파업의 벼랑 끝에 선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긴급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파업 자제를 촉구하며 2005년 아시아나, 대한항공 파업 때 각각 발동된 지 21년 만에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示唆)했다.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권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양측 모두를 압박한 것이다.

긴급조정권은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다. 발동 시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중노위 조정 및 중재절차가 진행된다.

삼전 노조는 지난 13일 사후조정이 결렬된 후 대화를 거부하며 파업 강행(強行)에 드라이브를 걸다가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노조에 대해 상생(相生)을 호소하자 입장을 급반전해 18일 사후조정을 재개하기로 협의했다. 오는 20일 수원지법에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결정이 나오더라도 필수 인력을 제외한 대규모 파업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이번 사후조정에서 극적 타협을 끌어내야만 한다.

반도체는 대한민국 수출과 산업의 근간(根幹)이다. 이 때문에 삼전 노조의 파업은 단순히 한 기업의 손실로 끝나지 않고 수출 감소, 금융시장 불안, 수많은 협력 업체의 경영 악화와 고용 불안, 국내 투자 위축 등 상상을 초월하는 연쇄적인 경제적 타격이 예상된다. 국가 미래 전략에도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팽팽한 평행선을 거두고 합리적인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 만약 끝내 협상이 결렬된다면 정부로서는 긴급조정권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는데, 공권력 개입에 의한 강제적 봉합(縫合)은 노사 모두에게 깊은 갈등의 불씨만 남길 뿐이다. 국가경제를 담보로 한 '치킨게임'을 멈추고, 노사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상생의 대타협을 이루는 것만이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