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날고 이커머스 주춤… 1분기 유통가 성적표는?

입력 2026-05-17 11: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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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3사 수익지표 나란히 '역대급' 달성
오프라인 점포 업황 개선, 이커머스는 희비

왼쪽부터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더현대 대구, 롯데백화점 대구점 전경. 매일신문DB
왼쪽부터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더현대 대구, 롯데백화점 대구점 전경. 매일신문DB

올해 1분기 국내 유통업계가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대형 점포에 시설투자를 집중한 것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백화점은 증시 강세에 따른 소비 증가 등을 발판 삼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부문 성적이 엇갈리는 흐름도 나타났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가 완만한 회복 국면에 진입한 반면 온라인 플랫폼은 야외활동 증가와 개인정보 유출 여파 등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백화점 성장 역대 최대

신세계는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1분기 신세계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1천9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9.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순매출은 1조8천471억원으로 10.9%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백화점 사업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이끌었다. 백화점 영업이익은 1천410억원으로 30.7% 확대됐고, 매출은 7천409억원으로 12.4% 늘었다.

롯데백화점 실적도 고수익 패션상품 호조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 수준을 달성했다. 롯데쇼핑은 1분기 영업이익이 연결 기준 2천52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0.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3조5천816억원으로 3.6% 늘었다. 실적 반등은 백화점 부문이 견인했다. 백화점 영업이익은 47.1% 성장한 1천912억원, 매출은 8.2% 오른 8천723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이다.

현대백화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98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2.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9천501억원으로 13.5% 줄었다. 백화점 부문만 보면 매출이 6천325억원으로 7.4% 증가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천358억원으로 39.7% 급증했다. 해외 명품과 겨울 겉옷 등 패션 부문 위주로 매출이 늘며 호실적을 보인 것으로 회사는 분석했다.

◆마트·편의점 업황 개선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 소매업 수익성도 개선됐다. 이마트의 1분기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1천78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1.9% 증가했다. 1분기 기준으로 2012년(1천905억원)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다. 매출은 7조1천234억원으로 1.3% 감소했다.

특히 스타필드 마켓으로 재단장한 일산점(75.1%)과 경산점(18.5%), 동탄점(12.1%) 등 점포들 매출이 일제히 증가했다. 창고형 할인마트인 트레이더스의 1분기 총매출도 1조60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물가 환경에서 대용량 가성비 상품 구성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도 수익성이 개선됐다. 롯데마트 영업이익은 338억원으로 전년보다 20.2%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효율적인 비용 관리와 프로모션 운영으로 이익 구조가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기업회생 중인 홈플러스의 점포 축소와 영업 공백에 따른 반사이익이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돌아갔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편의점업계도 차별화 상품이 좋은 실적을 거두며 호실적을 그렸다. GS리테일의 1분기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58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9.4% 늘었고, 매출은 2조8천549억원으로 3.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기간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영업이익은 381억원으로 68.6%, 매출은 2조1천204억원으로 5.2% 각각 증가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벚꽃 조기 개화 및 평균 기온 상승 등 우호적인 기상 여건이 야외 활동객 증가로 이어지며 실적 상승의 시너지를 냈다"고 했다.

경산시 중산동의
경산시 중산동의 '스타필드 마켓 경산점'. 정은빈 기자

◆이커머스 실적은 혼조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분야에선 플랫폼별 성적이 엇갈렸다. 쿠팡Inc는 개인정보 유출사고 여파 등으로 성장 둔화세가 뚜렷한 모습을 보였다. 쿠팡Inc는 1분기 매출이 12조4천597억원(85억4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성장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1천465.16원)을 적용한 수치다. 쿠팡Inc 매출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후 지난해까지 분기마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여 왔으나 이번에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영업손실이 3천545억원(2억4천200만달러)으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3천897억원(2억6천600만달러)이다. 판매비·관리비가 17% 늘어나는 등 영업비용이 매출액을 상회한 결과다.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따른 구매 이용권 보상 프로그램이 1분기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SSG닷컴(쓱닷컴)의 경우 매출은 3천226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쪼그라들었고, 영업손실은 219억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컬리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2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천277% 뛰었고, 매출은 7천457억원으로 28.4%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다.

2분기 유통업계 실적은 중동전쟁 발발 이후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확장 재정 정책과 자산시장 상승 등으로 소비심리 호조가 이어지고 있으나 중동발 거시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이라며 "물가 상승 압력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쿠팡 본사. 연합뉴스
서울 쿠팡 본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