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읽는 전문가 양성의 산실… 54년 전통의 대구보건대 방사선학과

입력 2026-05-19 06:30:0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54년 축적된 현장형 교육… "병원 같은 실습환경 구축"
전문학사부터 박사까지… '끊김 없는' 방사선 인재 양성
RI 면허·국가시험 수석 배출… 성과로 입증된 경쟁력

대구보건대학교 방사선학과. 대구보건대 제공
대구보건대학교 방사선학과. 대구보건대 제공

병원에서 의사가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 가장 먼저 들여다보는 것은 환자의 몸속이다. 그리고 그 보이지 않는 영역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람이 바로 방사선사다.

방사선사는 CT와 MRI, 초음파, 핵의학, 방사선치료 등 현대 의료의 핵심 분야에서 진단과 치료를 연결하는 전문가로, 한 장의 의료 영상 속에서 질병의 흔적을 찾아내고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반 영상분석과 의료기기 품질관리, 방사선 안전관리 분야까지 역할이 확대되면서 활동 영역도 병원을 넘어 넓어지고 있다. 첨단 의료기술이 발전할수록 환자의 안전과 의료의 정확성을 함께 책임지는 방사선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시대적 요구 속에서 대구보건대학교 방사선학과가 의료영상 전문가와 방사선 안전 전문가 양성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1972년 설립된 대구보건대 방사선학과는 올해로 54년의 역사를 맞았다. 지금까지 9천7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이들은 전국 주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공공기관, 의료기기 기업 등에서 활약하며 국내 영상의학 분야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

54년의 역사는 단순한 시간의 축적이 아니라 현장을 통해 검증된 교육 노하우와 신뢰의 기록이라는 평가다. 대구보건대는 방사선학과를 대표 브랜드 학과로 육성하며 2010년 이후 실습 장비와 교육 환경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현재 학과에는 MRI, CT, 초음파검사기기, 감마카메라, DR, PACS 시스템 등 실제 병원에서 사용하는 첨단 장비가 구축돼 있다. 학생들은 재학 단계부터 임상 현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실무 역량을 키우며 현장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학과의 가장 큰 강점으로는 '배움의 끝이 없는 교육체계'가 꼽힌다. 3년제 전문학사과정을 시작으로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보건전문기술대학원 전문기술석사과정, 나아가 경북대학교와 연계한 박사과정까지 이어지는 수직형 교육 로드맵을 구축했다.

특히 전문기술석사과정은 현장 전문가들의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실전형 대학원 과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금까지 23명의 전문기술석사를 배출했으며, 현재 의료융합방사선기술전공에는 의료기기 품질관리와 글로벌 초음파 분야를 중심으로 20여 명이 재학 중이다. 올해는 이 과정을 마친 졸업생 4명이 경북대 대학원 의과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하며 학문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대구보건대학교 방사선학과. 대구보건대 제공
대구보건대학교 방사선학과. 대구보건대 제공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시행하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시행하는 '방사성동위원소 취급자 일반면허(RI)' 시험에 합격한 대구보건대학교 방사선학과 재학생들과 교수진이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세 번째부터 정동섭, 송은호, 서지민 학생) 대구보건대 제공

교육 성과도 두드러진다. 최근 대구보건대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시행하는 방사성동위원소취급자일반면허(RI) 시험에서 방사선학과 재학생 4명이 최종 합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시험에는 방사선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서지민·송은호·정동섭 학생과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1학년 강민재 학생이 합격했다.

방사성동위원소취급자일반면허는 방사선 재해 예방과 공공 안전 확보를 위해 부여되는 국가 전문 자격으로, 원자력 기초이론과 방사선 취급기술 등 전문 지식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이다. 자격 취득 시 원자력발전소와 연구기관, 산업체, 의료기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방사선 안전관리자로 활동할 수 있어 전문성과 활용도가 높은 자격으로 평가받는다.

국가시험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5년간 전국 수석 2명과 차석 3명을 배출했으며, 2024년 졸업생 신동운 씨는 제52회 방사선사 국가시험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최근 재학생 기준 평균 합격률은 84.3%로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학과 경쟁력은 이른바 '학력 유턴'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안정적인 전문직과 높은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사회인들이 새로운 인생 설계를 위해 다시 교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65세에 입학해 국가시험에 합격한 정연희 졸업생의 사례는 배움에 나이는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기술석사과정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미국진단초음파협회(ARDMS) 국제자격 8건과 임상초음파 전문방사선사 자격 5건을 취득하며 국제 수준의 전문성을 입증했다.

이와 함께 해외 진출 기회도 활발하다. 캐나다와 호주, 일본, 필리핀 등 자매대학과의 교류를 통해 학생들에게 글로벌 연수와 해외실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심재구 대구보건대 방사선학과장은 "방사선사는 환자의 몸속을 가장 먼저 들여다보는 전문가이자 의료의 정확성과 안전을 함께 책임지는 중요한 직업"이라며 "학생들이 의료 현장은 물론 방사선이 활용되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54년간 축적해 온 교육 노하우와 탄탄한 동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국내를 넘어 세계 의료 현장에서도 인정받는 방사선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