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친회도 학교도 갈라진 삼파전
보수 텃밭 균열 속 포항의 민심은 어디로
6·3 지방선거 포항시장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박희정, 국민의힘 박용선, 무소속 박승호 등이 맞붙는 '3박(朴) 구도'로 재편됐다. 공교롭게 세 사람 모두 성이 '박씨'다. 뿌리로 따지면 완전히 남은 아닌 셈이다.
본관까지 감안하면 다소 거리가 있다. 박희정·박승호 후보는 밀양을, 박용선 후보는 강릉을 본관으로 한다.
다만 국내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포항은 문중 영향력이 강한 지역이 아니다. 이를 반영하듯 본관과 상관없이 모든 박씨들이 '대종회(大宗會)'라는 하나의 독특한 조직을 공유한다. "종파와 상관없이 모든 박씨는 신라 박혁거세의 후손"이라는 것이 대종회 측의 설명이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대종회는 행복한 딜레마에 빠졌다.
어느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가는 나머지 두 후보 측의 눈총을 살 수밖에 없다는 게 대종회 안팎의 분위기다. 포항의 박씨들은 조용히 고민만 하고 있다.
'성씨'만 같을 뿐 출신 학교는 공통점이 없다.
박승호 후보는 포항고등학교 출신이다. 그의 아들과 딸도 모두 포항고·포항여고를 나왔다. 포항고는 포항의 대표적인 전통 명문고로 비평준화 시절 전국적으로도 이름을 날렸던 학교다. 전 포항시장을 지낸 경력도 있는 만큼 포항고 동창회에 가장 깊은 뿌리를 두고 있는 셈이다.
박용선 후보는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 출신으로, 졸업 후 포스코에서 16년간 현장 노동자로 근무했다.
포철공고는 포스코가 설립을 지원한 학교로 포항 철강산업 현장과 직접 연결되는 인맥을 보유한다.
박 후보는 스스로 '16년 경력의 현장 노동자 출신'임을 강조하며 산업 역군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다.
박희정 후보는 포항에서 태어나 포항중앙여고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다른 후보와 달리 학업이나 직장 등을 위해 포항을 떠난 적이 한번도 없으며, 이러한 '고향에 대한 친밀감'은 박 후보의 3선 시의원 경력과 맞물려 탄탄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다.
정책 비전도 선명하게 갈린다.
박용선 후보는 철강산업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국가전략신소재특구 조성과 기업 유치 친화 정책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슬로건은 '철강 재건'이다.
박희정 후보는 '포항 재부팅'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통한 성장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북극해운정보센터 유치, 탄소중립 대응 철강산업 혁신, 미래 산업 육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승호 후보는 포스코 협력 강화, 기업 유치 확대, 실용행정 복원 등을 통한 지역 경제 재도약을 내세우며 전 시장으로서의 경험과 행정력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포항은 보수텃밭으로 분류되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의 고정표 역시 상당한 지역"이라며 "무소속 박승호 후보의 득표율이 상승할수록 전체 판세를 흔들 수 있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