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核 딜레마와 간 커진 北

입력 2026-05-07 16:33:02 수정 2026-05-07 17: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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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내부, 핵 프로그램 포기 두고 설왕설래
우크라이나, 핵무기 다 넘겼지만 침공당해
간 커진 北 행보, 핵무기 보유로 기세등등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집회에서 이란 최고지도자들의 얼굴이 담긴 깃발을 들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집회에서 이란 최고지도자들의 얼굴이 담긴 깃발을 들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핵 프로그램 포기 요구에 이란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란전쟁이 종전으로 방향을 급선회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 내부에서는 핵 보유에 대한 의지가 적지 않아 분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는 전언이 나온다. 핵을 포기한 나라와 포기하지 않은 나라의 전례를 비교해 보면 자신들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핵무기를 포기했거나 핵 개발을 중단한 국가 지도자들의 말로는 각 국가의 지정학적 상황과 내부 사정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핵무기 포기를 대가로 안전 보장 등을 약속받고도 침공당한 경우가 있었다. 우크라이나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였으나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믿고 핵무기를 모두 러시아에 넘겼던 터다.

러시아의 영토 확보 야욕은 끈질겼다. 우크라이나에 핵무기가 없다는 걸 확신하면서 대담하게 침략했다. 20년 뒤인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합병했고, 그로부터 8년 뒤인 2022년에는 크림반도로 가는 회랑을 확보하겠노라며 전쟁을 일으켰다. 현재진행형인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이다.

리비아도 비슷한 사례로 거론된다. 핵 개발을 포기한 뒤 42년 독재를 이어가던 무아마르 카다피는 죽음을 면치 못했다. 2011년 '아랍의 봄'이라는 광풍에 휩쓸린 측면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지만, 핵 개발 포기로 공포정치의 추동력이 사라진 뒤였다.

4월 29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가운데)이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4월 29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가운데)이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영국 더타임스는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제정신이 아닌 정권에게 핵무기는 제정신인 선택일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핵 포기 협상에 나선 지도자들이 모두 몰락한 것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교훈으로 작용했다는 내용이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던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은 민주당 간사인 애덤 스미스 의원이 이란전쟁을 일으킨 이유를 따져 묻자 "북한을 보라"고 답했다. 재래식 무기 개발로 외부 공격을 차단하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은밀하게 핵무기를 개발해왔는데 이란도 같은 전략을 쓰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북한은 최근 핵무력 지휘권과 핵무력 사용 권한 등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있다고 헌법을 고쳐 핵무기 보유의 정당성을 명시했다. 나아가 국제사회를 향해 큰소리치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유엔본부에서 진행 중인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서 북핵 문제가 논의된 데 대해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전파방지조약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1968년 유엔에서 채택된 NPT는 핵무기 확산 억제를 위한 국제사회의 약속인데 북한은 1993년 NPT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