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꿈의 7천 선을 넘어섰다. 지난 2월 25일 장중 6천 선 돌파 후 47거래일 만이다. 1천에서 2천까지 18년 4개월, 2천에서 3천까지 13년 5개월 걸렸는데, 6개월여 만에 4천에서 7천까지 치솟았다. 이번 상승세는 유동성에 더해 반도체 중심 기업 실적이 주효(奏效)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고,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 선이다. 여전히 상대적 저평가 상태인 한국 시장에 최근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됐다. 여기에 자사주 소각, 배당 정책 개선, 지배구조 강화 등 정책 변화도 상승세에 기여했다.
그러나 지수 상승이 곧 건강한 시장을 뜻하지는 않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체 시총(時總)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지수를 끌어올리지만 상당수 종목은 흐름에 편승하지 못한다. 지수 폭등일에도 상승 종목 수가 절반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반복된다. 반도체에서 시작된 이익 증가가 전력·에너지, 산업재, 금융, 소비재 등으로 이어져야 상승 기반이 넓어진다. 자금 흐름은 편중돼 있다. 외국인과 개인 자금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고, 상장지수펀드 자금 역시 대형주 쏠림을 강화한다.
과열 신호도 감지된다.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1억 개를 넘어섰고, 투자자 예탁금은 120조원을 웃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급증했다. 상장지수펀드 시장은 400조원 규모로 커졌고, 불과 1년 사이 미성년자 계좌 개설은 3배가량 늘었다. 자금 유입의 저변(底邊) 확대인 동시에 변동성 확대의 전조다. 중동 정세, 유가 흐름, 미국 통화정책은 언제든 시장을 흔들 수 있다. 관건은 지속성이다. 이익이 계속 증가한다면 지수 상승은 설명 가능하지만 이익이 일부 업종에 머문다면 상승 기반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코스피 7천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알맹이가 중요하다. 지수 자체가 아니라 상승을 얼마나 많은 기업이 함께 만들어 내는지가 코스피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