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닉 2배 ETF, 기회인가 함정인가…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역설

입력 2026-05-06 09:27:16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삼전닉스 2배 ETF 22일 상장…8개 운용사 상장 계획 접수
증시 수급 구조 변화 불가피…대형주 쏠림·변동성 확대 전망
운용사 리밸런싱 필요…장 마감 전 종가 변동성 커질 수도
현물TR·선물TR 등 활용…파생·선물시장 연쇄 충격 불가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옥. 각 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옥. 각 사

국내 증시에 단일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도입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새로운 투자 기회와 함께 자금 쏠림과 구조적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유동성을 확대하고 투자 선택지를 넓힌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계론이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본격적으로 거래될 경우,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ETF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며 시장 전체 리스크를 키우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이달 22일을 목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를 선보일 예정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주가 수익률의 2배를 하루 단위로 추종하는 ETF다. 지난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출시 길이 열렸다. 기존에는 분산투자 요건(10개 종목 이상 편입, 종목당 30% 이하)으로 단일종목 ETF 출시 자체가 불가능했다.

대상은 유가증권시장 시총 비중 10% 이상, 거래대금 비중 5% 이상 등 초우량 종목에만 국한된다. 현재 이 조건을 충족하는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다. 해당 ETF는 개별 종목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로,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 시 손실도 빠르게 확대되는 특징을 갖는다.

현재 8개 자산운용사가 관련 상품 상장을 위한 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삼성자산운용 등 일부 운용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2종을 선보일 반면, 일부 운용사는 일일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곱버스(인버스 2배)와 커버드콜까지 출시한다.

같은 종목을 추종하더라도 운용사마다 수익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지수 산출 방식으로 현물·현물 TR(총수익지수)·선물·선물 TR 등 다양한 옵션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품이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 시장 수급에 구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절대적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레버리지 자금이 집중될 경우, 기존보다 훨씬 강한 '대형주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지수 왜곡은 물론, 중소형주의 상대적 소외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ETF 구조상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리밸런싱 수요'다.

레버리지 ETF는 목표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장 마감 전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 예컨대 삼성전자가 하루 3% 오르면 ETF는 그날 6%를 올려야 하고, 2% 내리면 ETF도 4% 내려야 한다. 운용사는 이 목표 레버리지(2배)를 유지하기 위해 장중 포지션을 조정하는 리밸런싱을 진행하는데, 리밸런싱이 종가가 확정되는 장 마감 직전(오후 3시~3시 30분)에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16개 상품이 동시에 운용되고 자금이 대거 유입될 경우, 리밸런싱 물량 자체가 수십에서 수백억 원 단위로 불어날 수 있다"라며 "장 마감 직전 이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면 두 종목의 종가 변동성이 이전보다 확대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에 예기치 못한 악재가 발생했을 때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시장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하는 증폭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다.

특정 종목에 악재가 발생해 주가가 급락할 경우, 해당 종목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는 손실 확대를 막기 위해 대규모 매도 리밸런싱을 실행하게 된다. 이 매도 물량은 다시 주가 하락을 심화시키고, 추가적인 ETF 매도를 유발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대부분 현물을 직접 매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왑(Swap)을 포함한 파생상품을 활용하는 구조로 운용된다. 운용사가 스왑 상대방인 증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증권사는 그 위험을 선물·현물로 헤징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ETF 환매가 발생하면 현물 시장뿐 아니라 선물 시장에도 동시에 매도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특히 선물 가격 괴리 확대나 롤오버 과정에서 추가적인 시장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운용사는 현물TR 또는 선물TR 방식을 병행 활용할 예정으로, 파생시장으로의 수급 집중도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라며 "현물·선물·스왑 세 채널에서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매도세가 몰릴 경우, 시장 충격의 진폭은 과거 대비 구조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문제는 이 충격이 단일 ETF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상장 반도체 ETF 시장 규모는 약 28조 원에 달하는데, 다수 ETF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편입하고 있는 구조다. 이 중 삼성전자 평균 편입 비중은 21.9%, SK하이닉스는 27.5%로, 두 종목 합산 비중이 약 49%에 이른다. 분산투자를 표방하는 반도체 ETF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절반 가까운 자금이 두 종목에 집중된 셈이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까지 가세하면 이 집중도는 한층 심화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주가 급변 시, 관련 ETF 전반에서 동시다발적인 리밸런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한 종목의 변동성이 ETF 시장 전체로 전이되면서 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연쇄 반응을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강세에 ETF 수급이 몰리면서 이로 인한 쏠림 가능성이 더 높다"라며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더해지면 특정 종목과 파생시장으로 수급 집중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