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벌크선 폭발 후 화재 진압, 인명 피해 없어
정부, 조사관·감식관 파견…사고 원인 파악하기로
사고 원인 규명에 신중, 외교적 파장 의식한 듯
미국과 이란이 전쟁 중인 호르무즈해협에서 한국 선사 HMM 운용 선박에서 일어난 폭발과 화재 사고와 관련 정부가 이 선박을 인근 항구로 옮긴 후 국내 조사관 등을 급파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고 원인을 이란의 공격으로 지목하며 해협 개방 작전 참여를 한국에 요구하고 있어 정부 대응 방안이 주목된다.
4일(현지시간) 밤 폭발과 함께 화재가 일어난 중소형 벌크 화물선 'HMM 나무'(파나마 국적)는 선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인근 항구로 예인을 추진 중이다. 선박에 탑승한 한국 국적 선원 6명 등 24명으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수산부 등은 5일 선박의 정상 운항 여부는 불확실하며, 인근 두바이항으로 예인해 피해 상황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강훈식 비서실장 주재로 호르무즈 해상 선박 화재 점검 회의를 열어 선사 자체 조사와 별도로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소속 조사관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를 현지에 급파하기로 했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예인선 투입과 국내 인력 파견 등을 고려할 때 원인 분석에는 수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사고 원인을 파악해 국민께 투명하게 보고드릴 것"이라고 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현재 호르무즈해협에 정박 중인 우리 선박과 관련해 "선박 26척과 일 단위로 연락을 지속하고 있고, 안전 확보와 필요한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 각 선박에 탑승 중인 우리 선원은 160여명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사고 원인에 대해 신중을 기하는 것은, 그 원인이 규명됐을 때 외교적 파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주장대로 이란 공격이 드러날 경우, 미·이란 당국과 협의를 통한 선박 통행을 추진했던 정부 입장이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해협 파병 압박도 더 강해질 수 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와 관련해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을 감안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해협 파병 요구에 대해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그 후 청와대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그러면서 정부는 호르무즈해협 관련 미·이란 간 갈등 속에서도 이란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모양새였다. 국제적십자사(ICRC)를 통해 인도적 지원을 하고, 테헤란에 선박 안전 논의를 위한 특사를 파견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