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외형·움직임·배경 등 모든 장면 AI로 구현
시나리오는 김일동 감독 집필…"1인영화 시대 개막"
中서는 시각·음악·편집까지 AI가 도맡은 영화 개봉
"영상미·완성도 상업영화보다 아쉽지만 발전속도 놀라워"
모든 장면을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국내 첫 장편영화 '아이엠 포포'가 다음 달 21일(목) 개봉한다.
김일동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의식과 감정을 지닌 AI가 가정과 공공기관, 경찰 조직 등 사회 전반에 침투하면서 인간의 윤리와 충돌하는 상황을 그린다.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던 AI가 점차 의사결정의 주체로 떠오르며 사회적 논란을 불러오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캐릭터의 외형과 움직임, 배경을 비롯한 모든 장면을 생성형 AI로 구현했다는 점이다. 로봇개와 산책하는 인물, 메뉴를 고민하는 여성, 뉴스 진행자 등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의 모습은 AI로 만들어졌다. 다만 시나리오는 김 감독이 직접 집필하고, 목소리 연기는 전문 성우들이 맡아 완성도를 보완했다. 제작 기간은 약 두 달이 소요됐다.
현재로서는 영상미나 완성도 측면에서 기존 상업영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관객 입장에서는 영화를 '관람'하기보다는 생성형 AI의 작업 결과물을 '구경'하는 경험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배우와 스태프 없이 감독 1인이 짧은 시간 내에 장편영화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제작 방식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김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1인 영화' 시대의 개막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라며 "영상과 시나리오 등 대부분의 작업을 혼자서 수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가진 작품"이라며 "전 세계 AI 영화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가늠할 수 있는 참고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AI를 활용한 영화 제작은 해외에서도 확산되는 추세다. 중국에서는 캐릭터 생성부터 장면 구성, 시각효과, 음성 합성과 배경 음악, 후반 편집까지 전 과정을 AI가 담당한 영화 '영혼파도·부생몽'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영역에 AI를 도입한 시도는 이어져 왔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AI를 활용한 강윤성 감독의 장편영화 '중간계'는 크리처(괴수) 표현과 폭파, 붕괴 장면 등에 AI를 활용해 제작 시간과 비용을 줄였지만, 일부 장면에서 이질감이 드러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다만 AI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구현 가능한 범위도 넓어지고 영상의 완성도 역시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감독은 "새로운 기술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AI는 늦게 배울수록 유리하다"라며 영화 제작 시점과 개봉 시점의 기술 수준차를 언급하며 제작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