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 원자력수소산업단지 조성
원자력을 활용한 수소를 생산하는 이른바 '원자력수소'는 대규모·저탄소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울진군이 조성 중인 원자력수소산업단지는 국가 에너지 전략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산단은 죽변면 후정리 일원에 약 144만㎡ 규모로 조성되며 총 사업비는 약 8조원 규모로 연간 30만톤(t)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원자력수소산업단지
원자력수소산업단지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과 열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저장·운송·활용하는 전 과정을 집적화한 산업 클러스터를 의미한다.
기존의 수소 생산 방식이 화석연료 기반의 개질 방식에 의존했다면 원자력수소는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특히 고온가스로(HTGR) 등 차세대 원자로 기술을 활용할 경우 고온 열을 이용한 수전해 및 열화학 반응을 통해 생산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는 기존 전기분해 방식보다 경제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정부는 2050년까지 약 2천790만t의 수소를 공급하고, 그 중 60% 이상을 국내 생산 또는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확보한 청정수소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단순한 에너지 정책이 아니라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국가 비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비중은 아직 9% 수준이고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로 구성돼 대규모 태양광이나 풍력단지 조성이 어렵다.
또 기후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간헐성 문제까지 겹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쉽지 않아 국내 재생에너지로는 대량 공급 인프라 확보가 현실적으로 힘들다.
현재 정부 계획을 보면 2050년까지 전체 수소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구조다. 해외 수입에 의존하면 이번 중동전쟁처럼 국제 정세 변화나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수소 가격이 급등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내에서 값싸고 안정적으로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국가 에너지 안보를 지키는 길임에 분명하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대안이 바로 원자력을 활용한 청정수소, 즉 '원자력수소'다.
원자력은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발전원이며 전력 단가도 1kWh당 66원 수준으로 가장 저렴하다.
그렇기 때문에 원전 집적지로 수소를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공급이 수월한 울진 원자력수소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시급한 이유다.
◆경북 울진이 최적지인 이유
울진은 한울원전 1~6호기를 비롯해 신한울원전 1, 2호기가 가동하고 있으며 현재 3, 4호기가 건설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무탄소 전력 공급지이면서 국내 최대 원자력발전소 집적지로 대규모 발전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이 막대한 원전 전력을 활용하면 수소 생산의 핵심 요소인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과 열 공급을 가능하게 해 대규모 청정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울진이 가진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다.
또 울진은 수소 생산 이후 저장·운송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동해를 통한 해상 운송은 물론 향후 수소 수출 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크다. 이는 단순한 산업단지를 넘어 글로벌 에너지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의미한다.
원자력수소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 포항까지 130km의 수소배관망 연결과 수소 통합 안전 운영 센터, 수소 충전소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수소 생산의 대부분은 천연가스를 활용한 '그레이 수소'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당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점은 탄소중립 정책과 상충되는 부분이다.
반면 원자력을 활용한 수소 생산은 탄소 배출이 거의 없다. 특히 고온 열을 활용한 수소 생산 기술은 기존 전기분해 방식보다 효율성이 높아 차세대 청정수소 생산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향후 철강·석유화학·발전 등 고탄소 산업의 탈탄소화를 이끄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지역소멸 막고 지역경제 견인한다
원자력수소산업단지는 단순한 에너지 생산 시설을 넘어 지역 경제 구조를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평가된다.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대규모 건설 투자와 함께 관련 기업 유치가 이뤄져 17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3만8천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이를 통해 울진군은 인구 10만, 지역생산 10조원 규모의 도시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해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약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진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울진은 이미 원전 관련 산업 인프라와 숙련된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산업 확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여기에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구축될 경우 지역 경제의 체질 자체가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원자력수소산업단지는 다양한 산업과 연계되며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한다. 수소차, 연료전지, 수소발전 등 활용 산업이 확대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집적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수소 저장 및 운송 기술, 안전 관리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개발이 촉진된다.
실제로 삼성물산, GS건설, 롯데케미칼, 효성중공업 등 8개 주요 기업과 입주 협약을 체결했으며 80여 개의 관련 기업 유치를 목표로 수소 전주기(생산, 저장, 운송, 활용)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지역 산업 발전을 넘어 국가 차원의 기술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