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시장 400조 돌파…자금 쏠림 속 외형 급성장
괴리율 초과 공시 3월 688건·4월도 500건대 이어져
"괴리 큰 상품, 상승장서도 손실 가능"…리스크 경고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순자산 400조원을 돌파하며 급성장하는 가운데, 가격이 실제 자산가치와 어긋나는 '괴리율' 현상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자금 쏠림에 따른 괴리율 확대 등 가격 왜곡 현상이 나타나면서 구조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ETF는 기초자산의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됐지만,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먼저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 간 차이인 '괴리율'이 발생한다. 괴리율은 국내 자산 ETF는 1%, 해외 자산 ETF는 2%를 초과하면 공시 대상이 된다. 단기간 자금이 몰릴 경우 실제 자산 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ETF 괴리율 초과 공시 건수는 688건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도 22일까지 571건이 발생하며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 외형 확대와 함께 가격 왜곡 사례도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통상 ETF 괴리율은 해외 자산을 추종하는 상품에서 시차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자산 ETF에서도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유동성공급자(LP)의 가격 조정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현상은 테마형 ETF를 중심으로 한 자금 쏠림과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 특정 산업이나 이슈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유동성이 제한된 종목에서는 가격이 과도하게 움직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나 원자재 ETF 등 변동성이 큰 상품을 중심으로 괴리율이 크게 확대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변동성이 커질수록 ETF가 기초자산을 그대로 복제하기 어려워 괴리율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형 종목 비중이 높은 ETF나 신규 상장 상품의 경우 시장 참여자 수가 제한적인 만큼 가격 괴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단기간 수익을 노린 자금이 유입될수록 변동성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괴리율이 확대될 경우 투자자는 실제 자산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ETF를 매수하게 되는 구조다. 특히 괴리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가격 조정이 발생할 수 있어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ETF 시장의 양적 성장은 분명 긍정적인 흐름으로 평가된다. 분산투자와 낮은 비용 구조를 바탕으로 투자 접근성을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실제 개인 투자자 자금이 ETF로 빠르게 이동하며 직접 종목 투자에서 간접 투자로의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속도의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경우 구조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자산운용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사한 테마 ETF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지만 일부 상품은 거래량 부족과 자산 규모 축소로 상장폐지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투자 수단으로서 역할은 확대되고 있지만 일부 상품에서는 수급 쏠림에 따른 괴리율 확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기초자산 구성과 유동성 수준을 함께 고려한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초 지수는 상승했는데 ETF 수익률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투자자는 상대적인 손실을 체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생형이나 액티브 ETF, 원자재·채권형 상품 등은 구조적으로 괴리율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