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거래대금 350% 증가…브로커리지 수익 급증 전망
한투·미래·NH 등 5대 상장 증권사 합산 순이익 2배 관측
주요 증권주 목표가 상향·실적 확대·주주환원 선순환 기대
국내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1분기 '역대급 실적' 기대가 확산하면서 그간 변동성 장세에서 부진했던 증권주에 자금 유입 조짐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특히 거래대금 급증과 투자은행(IB) 부문 회복, 자산운용 수익 개선이 동시에 맞물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과 주가의 동반 반등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업종들을 모아놓은 'KRX 증권' 지수는 이달 들어 15.67% 상승하면서 금융 섹터 전반의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다. 같은 금융 섹터에 속한 KRX 은행(12.29%), KRX 보험(7.87) 등보다 높은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증권주 상승세의 배경에는 증권사들의 실적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이번 주부터 차례대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 시장에서는 대다수 증권사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5개 증권사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2조79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2조5000억 원을 약 11% 이상 웃도는 수치다.
특히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증권사 실적을 견인할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올해 1분기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약 353% 증가한 66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시 변동성 확대와 테마주 중심의 단기 매매가 맞물리며 개인투자자 참여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여기에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 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매수세가 집중된 점도 거래대금 증가를 뒷받침했다.
금리 안정화 기대와 함께 채권 평가손익이 개선되고, 기업공개(IPO) 및 인수합병(M&A) 시장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는 점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파생상품 및 자기매매(트레이딩) 부문에서도 변동성 확대가 수익 기회로 작용하며 전반적인 수익 구조가 개선되는 흐름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작년 말 선제적으로 대규모 비용을 반영한 만큼 1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오히려 우량 딜 중심의 선별적 수주를 통해 IB 부문의 수익 구조가 내실화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대외 변수 역시 투자심리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재개 기대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리스크 완화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는 양상이다.
구조적인 체질 개선 기대도 긍정적인 요소다. 증권사들은 확대된 이익을 바탕으로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한편, 종합투자계좌(IMA) 등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수익 다변화와 주주가치 제고가 맞물리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개별 기업 이슈도 주가 상승세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이 반영되며 관련 투자자산의 평가이익이 실적에 일부 반영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래에셋그룹은 앞서 지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스페이스X에 2억7800만 달러(약 4000억 원)를 투자했는데, 이 중 미래에셋증권이 약 2000억 원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주요 증권주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실제 이달 들어 국내 5대 증권사가 발간한 리포트는 총 37건으로, 이 중 21건이 목표주가 상향을 제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거래대금 증가가 위탁매매 수수료 확대로 직결되는 정도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 수익과 비시가성 자산 평가이익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그러면서 "정책, 실적, 인프라가 모두 뒷받침되는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의 중장기 PBR 재평가를 전망한다"라며 "자본을 기반으로 실적 확대가 주주환원 강화 및 재투자 사이클 정착수수료 수취뿐만 아니라 자본 투자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증권업종의 실적 개선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거래대금, 금리, 투자심리 등 핵심 변수들이 우호적인 흐름을 보이는 만큼, 증권주가 실적과 주주환원을 기반으로 재평가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혜진 연구원은 "과거에는 이익의 절대 규모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이익을 어떻게 주주에게 돌려주느냐가 증권사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잣대가 됐다"라며 "연간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향적인 배당 정책을 발표하는 증권사를 중심으로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