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공보의 92명 그쳐…보건지소 80% 이상 '무의사' 현실
대체인력·시니어의사 확대에도 복무기간·처우 개선 없인 한계
공중보건의사 급감으로 농촌 등 의료취약지 진료 공백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긴급 인력 투입과 제도 보완에 나섰지만 현장에선 '땜질 처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기획예산처와 보건복지부는 17일 강원 평창군 보건의료원과 방림보건지소를 방문해 공중보건의사 감소 대응 현황과 추경 사업 집행계획을 점검했다. 정부는 의료취약지에 즉시 투입 가능한 보건진료 인력 양성과 한시 대체인력 채용을 지원하는 사업을 신설해 150명을 현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또 임상 경험이 풍부한 60세 이상 전문의를 활용하는 시니어의사 사업은 지원 인원을 180명까지 확대한다. 지역 의료기관과 장기 계약을 맺는 지역필수의사 사업도 268명으로 대폭 늘린다.
이는 의정 갈등에 따른 전공의 수련 공백 여파로 신규 공중보건의사 편입 인원이 급감한 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상황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북도 내 의과 공보의는 2022년 280여 명에서 올해 90여 명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청도에서는 8일 공보의 6명이 복무를 마치고 떠나면서 전체 인원이 14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특히 의과 공보의는 5명 중 3명이 빠져 단 2명만 남았다.
이에 따라 공보의가 없는 도내 보건지소 비율은 80%를 넘겼고, 일부 지역은 사실상 의료 공백 상태에 들어섰다.
이 같은 상황은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신규 공보의는 92명으로 지난해 250명과 비교해 크게 줄었고, 전체 공보의 수도 945명에서 587명으로 감소했다. 기존 인력의 복무가 만료되는 이달 말 이후에는 다수 보건지소에서 공보의 배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대책이 근본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공보의 감소의 핵심 원인은 36개월에 달하는 긴 복무기간과 낮은 처우, 군 복무 대체 인력 구조 변화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복무기간이 18개월인 일반병과의 격차가 커지면서 의대생의 공보의 기피 현상이 뚜렷해졌다.
이날 기획처와 복지부가 찾은 현장에서도 의료 인력 확보가 지역의료 유지의 핵심이라는 점이 재확인됐다. 정부 역시 이번 대응이 단기 처방에 그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남경철 기획처 복지안전예산심의관은 "공보의 감소가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하며 "내년 도입 예정인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를 통해 인력 확충과 원격협진 지원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간 약 130조원 규모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 필요성도 제기됐다. 지역 필수의료의 자생력을 확보하려면 의료 인력 수급을 좌우하는 보상체계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현장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부처와 함께 추가 재정지원과 제도 개선 방안을 지속 검토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