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작년 IPO 부진 9위 추락…중복상장 규제 영향
올해 1분기 NH·삼성證 이어 3위 기록…최다 기업 상장 주관
중소형딜 집중하며 재도약…하반기 대형 딜 복귀 여부 관건
지난해 대형 기업공개(IPO) 딜 확보에 실패하며 주관 실적 순위가 급락했던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들어선 중소형 딜을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업계에선 명실상부 'IPO 전통 강호'로 불리던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IPO 주관 실적 기준 업계 9위를 기록했다.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3위권 내 입지를 유지해온 'IPO 톱티어' 증권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통 강자로서의 위상이 흔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부진의 배경에는 대형 딜 경쟁력 약화와 함께 잇따른 상장 철회 이슈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SK엔무브, 롯데글로벌로지스, 에식스솔루션즈 등 주요 대형 딜이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규제 강화와 시장 환경 악화로 상장을 철회하거나 일정을 연기하면서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 주관 계약을 맺고도 실제 상장까지 이어지지 못한 사례가 늘어난 점이 순위 하락으로 직결된 것이다.
다만 올해 들어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1436억 원 규모의 주관 실적을 기록하며 업계 3위에 올랐다. 1분기에만 한패스(209억 원), 아이엠바이오로직스(520억 원), 카라프테라퓨틱스(400억 원), 에스팀(153억 원), 리센스메디컬(154억 원) 등 총 5건의 상장을 주관하며 건수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기업을 상장시켰다.
이에 NH투자증권(5730억 원)과 삼성증권(4990억 원)에 이어 상위권에 재진입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대형 딜 중심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중소형 IPO를 다수 확보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최근 중복상장 규제 기조가 지속되며 1분기 대어급 IPO가 자취를 감췄다"라며 "중소형 딜을 다수 쌓아 트랙레코드를 확보하는 전략이 오히려 실적 안정성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관건은 대형 딜 복귀 여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형 딜로 실적 기반을 다지는 전략은 단기적으로 유효하지만, 'IPO 강자'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조 단위 딜에서의 존재감 회복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임원은 "중소형 딜 중심 전략만으로는 수수료 수익 규모나 시장 영향력 측면에서 한계가 분명하다"라며 "결국 하반기 대형 IPO에서 얼마나 존재감을 보이느냐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직 개편도 재도약의 변수로 꼽힌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김광옥 카카오뱅크 부대표를 IB그룹장으로 선임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난 2년간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사실상 IB그룹장을 겸임하며 실무를 총괄했으나, 이번 인사를 통해 믿을만한 인사로 공백을 메우고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한편 전문가들은 2분기 IPO 시장에 대해선 위축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대어급이었던 케이뱅크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2분기에는 이를 이을 대형 딜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비수기의 관망세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영훈 삼성증권 연구원 또한 "PO 시장의 열기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기보다는 비교적 가벼운 코스닥 중소형주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집중되고 있다"라며 "대형주에 대한 시장의 밸류에이션 기준은 여전히 엄격하다"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정부의 시장 활성화 기조에 따라 코스닥 신규 상장 공급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중복상장 관련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을 2분기까지는 코스피 대어급 종목의 상장 추진에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