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IMF 국가부채 증가 강력 경고, 이래도 정부는 '추경' 탐닉할 텐가

입력 2026-04-17 05:00:0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4일 발간한 '재정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정부부채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다시 한번 강력한 경고음을 울렸다. IMF는 특히 한국과 벨기에를 콕 집어 부채 비율이 상당 폭 불어날 국가로 지목하며, 중기적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63%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5개월 전보다 경고의 수위가 한층 높아진 것으로, 우리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깊어졌음을 보여 준다.

긍정적인 지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호황과 물가상승률 반영으로 명목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GDP 대비 부채 비율 전망치 자체는 종전보다 소폭 하향 조정됐다. 기획예산처는 "전략적 재정 운용의 성과"라고 자평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모수(母數)의 증대'에 따른 착시(錯視) 현상일 뿐 재정 구조 자체의 개선으로 보긴 어렵다. 오히려 IMF는 한국이 과거의 탄탄한 재정 여력(fiscal space)을 소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집행한 26조2천억원 규모의 1차 추경에 이어 벌써 2차 추경 논의가 나오고 있는 것은 그 심각성을 방증한다. 1차 추경은 늘어난 세수로 감당 가능했다지만, 2차 추경은 적자 재정 편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 총지출이 8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2차 추경 편성은 결국 적자 국채 발행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이는 IMF가 우려한 부채 증가 속도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일본과 스페인이 우호적인 금리와 성장에 힘입어 부채 비율을 낮춰 가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은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복지 지출 급증 속에 '추경 중독'에 빠져 재정 통제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세수 결손이 반복되고 중동 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현 상황에서 재정은 위기 대응의 '마지막 보루(堡壘)'로 남겨 둬야 마땅하다. 재정 준칙(準則)의 법제화 등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을 서둘러야 하며, 선심성 예산 편성을 지양하고 재정 지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뼈를 깎는 노력과 함께 책임 있는 국정 운영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