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사회부장
치열했던 선거는 끝났다. 이제는 오직 대구의 미래만을 생각할 시간이다. 역대 지방선거 가운데서도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손꼽힐 만큼 치열했다. 오랫동안 특정 정당의 공천이 사실상 당선을 의미했던 대구에서 보수와 진보가 정면으로 맞붙었고, 선거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정치 이벤트가 아니었다. 대구 정치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인 선거였다. 그동안 대구는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통용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정 정당의 깃발 아래 선거 결과가 사실상 결정되는 구조 속에서 유권자의 선택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달랐다. 지역 정치 지형에 변화가 생겼고, 시민들은 과거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후보와 정책을 비교하며 선택에 나섰다.
선거 과정에서 격렬한 공방이 오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후보들은 자신의 비전을 제시했고 상대를 비판했다. 지지자들은 거리와 온라인 공간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누군가는 승리를 기뻐하고 누군가는 패배를 아쉬워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원래 그런 과정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선거가 끝났다는 사실이다. 선거는 경쟁의 과정이지 목적 그 자체가 아니다. 진정한 목적은 선거 이후 지역의 발전과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다. 승자도 패자도 결국은 같은 대구 시민이며, 모두가 대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상대를 적으로 여기고 갈등을 이어간다면 선거는 지역 발전의 동력이 아니라 분열의 씨앗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가 유독 치열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구 시민들은 정체를 원하지 않는다.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산업 구조 전환, 지역 경제 침체라는 현실 앞에서 과거의 성공 경험만으로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지역은 미래 산업 육성과 도시 경쟁력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민들은 이러한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그 고민이 이번 선거의 열기로 표출된 것이다. 이제 정치권도 시민들의 뜻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선거 기간 동안 쌓인 적대감과 감정을 내려놓고 협력해야 한다. 당선인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시민들까지 품어야 하며, 낙선한 후보와 지지자들도 결과를 존중하면서 건설적인 비판과 견제를 이어가야 한다.
대구는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TK신공항 건설, TK 통합, 취수원 이전, 군부대 이전, 미래 산업 육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어느 한 정당이나 특정 진영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 지역사회 전체가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야 가능한 일들이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다양한 공약과 정책은 당선인만의 자산이 아니다. 낙선한 후보들이 제시한 정책 가운데서도 대구 발전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수용해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승자독식이 아니라 협력과 포용의 정치다.
이번 선거가 남긴 가장 큰 의미는 특정 후보의 승패가 아니다. 대구 시민들이 지역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는 사실이다. 그 열망은 어느 한 진영의 것이 아니라 대구 전체의 것이다. 이제는 승자와 패자를 나눌 시간이 아니라 대구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시간이다. 서로를 향한 비난과 낙인 대신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의 열기가 지역 발전의 에너지로 이어질 때 비로소 선거는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