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 시대는 끝났다…방산·반도체·에너지 ETF 지속 투자해야"[매일인(人)사이트]

입력 2026-04-15 1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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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
"지정학적 이슈가 매크로 이기는 시장…주가 일희일비 말아야"
"글로벌 갈등·분쟁 상시화 시대…한국 제조업 기업 수혜 기회"
"K-제조업 핵심 라인업 탄탄…PLUS ETF 해외 상장 지속할 것"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 한화자산운용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 한화자산운용

"수십년간 지속되던 자유무역 시대는 끝나고 이제는 갈등과 분쟁의 시대가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소위 말하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와 함께 생존할 수 있는 전략적 자원들을 우리 스스로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제조업에 엄청난 기회가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사진)은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 질서가 바뀌는 변화의 파도 속에서 한국 제조업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경쟁을 비롯한 각종 패권 전쟁 속에서 한국 제조 기업들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주장이다.

그는 무엇보다 지금과 같은 갈등과 분쟁의 시대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핵심 국가와 혁신 기업에 장기적으로 분산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사장은 1999년 한화투자증권에 입사해 2006년 중국 상하이사무소장, 한화그룹차이나 신사업추진팀장 등을 거쳐 2017년 한화운용 중국법인장을 맡은 글로벌 전문가다. 이후 한화운용에서 디지털전략본부장, 전략사업부문장 등을 거쳐 현재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자리에 오른 인물로, PLUS ETF의 성장세를 이끈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 "갈등·분쟁의 시대 도래…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야"

최 부사장은 최근과 같은 하루 앞을 내다보기 힘든 주식시장에서 하루하루의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정학적 이슈가 매크로를 이기고 있는 시장에서 단기적인 등락보다는 보이지 않는 변화의 흐름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 부사장은 "지난 30~40년 간은 세계화 시대, 자유무역 시대에서 초강국인 미국이 전 세계의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했던 글로벌 밸류체인이 형성됐었다"라며 "그러나 근래 들어서는 유럽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고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싸우기 시작하더니, 미국은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특수부대를 보내서 데려오고, 지금은 이란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뿐만 아니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와 그린란드, 베네수엘라를 미국의 주(州)로 편입하고 싶다는 농담을 던지고,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도 관세를 무기로 압박을 넣는 상황"이라며 "평화 무역, 자유무역의 시대는 끝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세계 질서의 변화 속에선 스스로가 생존할 수 있는 전략적 자원을 스스로 만드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부사장은 "수십년간 제조를 중국에 의존해 온 미국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자국 내 생산 기반이 없는 경우 공급망이 단절되면 심각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라며 "이 같은 맥락에서 미국이 제조를 중국에만 의존하기 어려워지면서 미·중 간 패권 경쟁은 불가피한 흐름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패권 경쟁 속에서 무엇이 핵심인지 선별하고, 해당 분야에서 부각될 핵심 기업들에 포트폴리오를 분산해야 한다"라며 "향후 30~40년을 관통할 구조적 흐름에 올라타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 군비·기술·에너지·화폐 전쟁 진행…"韓 제조업에 수혜 기회"

최 부사장은 미중 패권 경쟁이 크게 ▲군비 ▲기술 ▲에너지 ▲화폐 등 네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 경쟁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군비의 경우 미국과 중국이 매년 국방력을 경쟁적으로 증대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방산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 부사장은 "특히 전 세계 전쟁 고착화로 군비 수요가 갑작스럽게 증가한 반면,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한국 방산 기업들은 지난 2022년부터 수출이 비약적으로 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한국의 방산은 성장·수주·밸류에이션 모멘텀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라며 "특히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향후 5~6년간 공장을 풀가동해야 될 정도의 수주 전량을 갖고 있어 저평가됐던 주식들의 주가가 랠리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경쟁의 경우 반도체, 인공지능(AI), 우주 관련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막대한 자본과 설비 투자가 투입되는 전면전에서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최 부사장은 "AI 반도체를 비롯해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우주 등 주요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기술 경쟁에서 한 순간이라도 주춤하면 도태될 수 있는 만큼, 이러한 경쟁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라고 말했다.

또 기술 경쟁 과정에서 에너지 경쟁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 부사장은 "AI 시대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전자 장비로 이뤄지기 때문에 결국 전기가 없으면 모든 것이 멈춘다"라며 "즉 전기를 무엇으로 만들어 낼 것인지, 또 만들어진 전기를 어떻게 보관하고 전송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화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송전망과 ESS 배터리 등이 중요한 전략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과거 인터넷 보급기처럼 인프라 투자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투자의 기회가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화폐 경쟁의 경우 달러 패권을 지키려는 미국과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는 중국의 경쟁이 디지털 금융 인프라 경쟁으로 확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 부사장은 "한화자산운용에는 네 가지 핵심 경쟁에 올라탈 수 있는 방산, 우주항공, 반도체, ESS 등의 ETF 라인업이 구축돼 있다"라며 "장기적으로 이 상품들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 한화자산운용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 한화자산운용

◆ "한국 시장 재평가 과정…퇴직연금 중요성 인식 높아져"

최 부사장은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업과 퇴직연금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주식 시장은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들에 의해서 매우 저평가돼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반면 일본이나 대만, 중국 등은 각종 증시 친화적 정부 정책을 통해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여전히 재평가 과정에 있다"라며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상법 개정, 자사주 매각, 이사회 중립성 등을 비롯한 각종 주주 친화적 개혁이 이뤄질 경우 코리아 밸류업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퇴직연금 시장의 경우 향후 수년간 엄청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70년대부터 지속해서 출생자 수가 감소한 대한민국의 인구 구조상 우리 자본시장에 있어서 퇴직연금 시장과 은퇴 자산 시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사장은 "개개인이 퇴직연금을 얼마나 잘 운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수백 번 강조해도 모자라다"라며 "직장을 그만뒀을 때도 급여 수준의 돈을 받을 수 있는 자산을 마련하기 위해 ETF, TDF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 기업을 담은 ETF 역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금융의 역수출'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ETF를 통해 한국 기업에 쉽게 투자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2월 내 방산주들을 담은 'PLUS 코리아 디펜스 인더스트리 인덱스(KDEF)'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바 있다. 다음 달에는 한국 제조업 전반을 대표하는 기업들에 집중 투자하는 'PLUS K제조업 ETF(KMCA·Korea Manufacturing Core Alliance)'을 미국에 상장할 예정이다.

최 부사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방산, 조선 등 한국의 30여 개 핵심 제조업 기업들을 담을 것"이라며 "다음 달 미국 상장에 이어 하반기 유럽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ETF를 해외에 상장함으로써 한국의 대표 산업을 알리고, 글로벌 자금을 유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