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코스피 1% 하락 중…중동 정세 악화 반영
전쟁 양상 따라 요동치는 코스피…유가·환율 '촉각'
단기 변동성 확대 불가피…"반도체 실적 주목, 조정 시 비중 확대" 조언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 협정으로 6000포인트 돌파를 눈앞에 뒀던 코스피의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중동 전쟁 종식을 위한 밤샘 마라톤 협상에도 결국 최종 결렬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중동 정세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겠지만 저평가 구간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진단을 내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8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9.30포인트(1.01%) 하락한 5799.48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1.59포인트(2.08%) 내린 5737.28에 개장한 뒤 일부 낙폭을 축소하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은 대부분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06% 하락하고 있다. 현대차(-1.23%), LG에너지솔루션(-0.85%), 삼성바이오로직스(-1.78%), 두산에너빌리티(-1.90%)도 하락 중이다. 다만 SK하이닉스(0.58%), 한화에어로스페이스(0.60%), SK스퀘어(1.76%)는 오름세다.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는 건 지난 주말 미국과 이란이 2주라는 휴전 시한을 정해놓고 파키스탄에서 벼랑 끝 담판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에 실패한 영향이다. 1979년 이후 약 5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과 이란 간 최고위급 인사가 대면으로 벌인 협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여러 사안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핵 문제에서 이란이 물러서지 않았다"며 "핵 개발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 한 어떤 합의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해협을 개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고의로 지키지 않고 있다"며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을 봉쇄할 것"이라고 강수를 뒀다.
이 영향으로 이에 유가와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CME그룹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 가격은 배럴당 105.20달러로 직전 거래일 정산가 대비 8.94% 상승했다. 브렌트유 근월물도 배럴당 102.29달러로 7% 올랐다. 달러·원 환율 또한 12.9원 오른 1495.4원에 출발했다.
최근 코스피는 전쟁 양상에 따라 환율과 유가의 영향을 받으며 요동 치고 있다.
이란 사태가 격화된 직후부터 휴전 합의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 코스피는 12% 급락했다가 최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양측이 2주간 휴전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지난 8일 개장 직전 휴전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10일까지 7.5% 상승하면서 장 중 기준으로 5919포인트까지 회복한 바 있다.
6000포인트 탈환을 목전에 뒀던 코스피는 주말 사이 합의 불발 소식으로 재차 기대감이 꺾이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재부각이 단기적으로 코스피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진단이다.
JP모건 수석 전략가 출신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처음부터 비현실적이라고 판단했던 평화 협상으로 국제유가는 약 15% 하락했고 증시는 약 5% 상승했으며 기술주 모멘텀 종목은 약 25% 급등했다"며 "이같은 움직임이 되돌려질 수 있다. 증시의 급락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경고했다.
다만 오는 21일까지 협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고, 핵심 쟁점이 확인된 만큼 후속 협상을 통해 극적인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밴스 부통령은 "우리는 선의로 협상에 임했고, 우리의 최종이자 최선의 제안을 가지고 이 자리를 떠난다"며 "이란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향후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특히 지난 한 주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5조원을 순매수하며 8주 만에 처음으로 순매수로 전환하며 수급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를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협상 결렬은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일부 쟁점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데 따른 것이지만 일부 사안에서는 합의가 도출됐고 중재국 역시 대화 지속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외교적 타협 여지는 남아 있다"며 "22일까지 예정된 휴전 기간 동안 협상 진전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 불안 심리에도 매도 대응을 우선시하는 전략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현지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리스크에도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7.5~8.0배로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며 "리스크가 소강되면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이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이란 협상 재개 여부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수위, 이에 따른 유가 흐름이 코스피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한다.
한지영 연구원은 "협상 결렬 이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언급하면서 유가 상방 압력이 재차 확대된 점은 부담 요인"이라면서도 "전쟁 리스크는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실적이 지수 하단을 지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오는 23일 SK하이닉스 실적 발표가 증시 방향 가늠자로 꼽힌다.
한 연구원은 "연초 이후 외국인이 약 50조원대 순매도를 하는 과정에서 주도주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매수 포지션 부담이 낮아졌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요인"이라며 "향후 중기적 수급 향방은 순매수를 통한 비중 확대로 베이스 경로를 설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김민근 하나증권 연구원은 "협상 결렬은 단기 악재지만 국제유가 115달러 이상 구간이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시장의 초점은 다시 경기와 실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이번 조정은 실적 중심 재편의 과정으로 해설할 여지가 있으며 2분기는 분산보다 선택과 집중의 시기"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