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로 얼차려, 토할때까지 식고문…공군사관학교서 아직도 가혹행위

입력 2026-04-09 15:06:54 수정 2026-04-09 15: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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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사관학교. 자료사진 연합뉴스
공군사관학교. 자료사진 연합뉴스

공군사관학교 예비생도 기초훈련 과정에서 강제 취식과 폭언 등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권위는 9일 이같은 사건과 관련해 공군사관학교장에게 가혹행위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권고하고, 공군참모총장에게는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한 특별 정밀 진단을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방부장관에게는 사관학교 입교 전 기초훈련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인권친화적 운영을 위한 근본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예비생도였던 진정인 A씨는 지난 2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며, 예비생도 훈련 중 교관 등으로부터 폭행과 폭언을 당해 결국 자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릎과 허리 부상이 있는 상황에서도 해당 부위를 맞았고 "네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는 등의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1.5리터 음료와 맘모스빵을 제한 시간 내 섭취하도록 강요받았으며, 이를 수행하지 못하자 두 차례 식사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가 현장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광범위하게 확인됐다. 예비생도 7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20명(25%)이 식고문 형태의 강제 취식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36명(46%)은 식사 제한을 겪었거나 이를 목격했다고 밝혔다. 31명(39%)은 인권침해 피해를 직접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설문에는 구체적인 피해 정황이 다수 포함됐다. 일부 응답자는 비상훈련 직후 큰 빵과 1.5리터 음료를 지급받고 "일정 시간 내 다 먹지 않으면 다음날 식사를 못 한다"는 지시를 받았으며, 억지로 섭취하다가 구토를 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음식을 다 먹지 못한 경우 식사를 제한받았다는 사례도 확인됐다.

얼차려 역시 신체적 부담과 수치심을 갖게 하는 수준이었다는 진술이 이어졌다. 버피 테스트와 팔굽혀펴기 등을 수십 회에서 많게는 100회 가까이 반복하게 했고, 엎드려뻗쳐 자세에서 네발로 기게 하거나 장시간 자세를 유지하도록 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목욕탕에서 나체 상태로 팔굽혀펴기나 유격 동작을 시키거나 옷을 벗은 상태에서 기합을 받았다는 진술도 포함됐다.

폭언과 모욕적 언행도 빈번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기분 나쁘게 하지 마", "눈X 그렇게 뜨면 뽑아버리겠다", "대가X 밟아서 터뜨려 X여버린다" 등 위협성 발언과 함께 부모를 언급하는 모욕적인 표현이 사용됐다는 진술이 다수 확인됐다.

또한 개인의 잘못이 아닌 상황에서도 단체 기합이 이뤄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부 응답자는 동기 한 명의 실수로 전체가 장시간 얼차려를 받았고, 식사 도중 지적이 나오면 식사를 중단해야 했다고 진술했다. 식사 시간 자체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일부 피진정인은 관련 행위를 부인했으나, 일부는 훈육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과도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사관학교 측 역시 훈육은 있었지만 지나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인권위는 얼차려와 폭언, 강제 취식, 식사 제한 등 여러 행위가 사실로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인권침해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 인권위는 교육 방식 자체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사관생도들이 민간인 신분의 예비생도를 상대로 사실상 군기 훈련을 실시하는 현재 구조는 법령 위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초훈련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강제 합숙과 생활 규율 등 병영생활에 준하는 수준의 기본권 제한이 이뤄지는 만큼 명확한 법적 근거를 갖춰 운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