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환율 덮친 항공株…비용 급등 속 수요로 버틴다

입력 2026-04-02 10:33:15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항공주 두 자릿수 하락…LCC 낙폭 확대
유가·환율 동반 상승…비용 부담 확대
감편·비상경영 확산…수요는 두 자릿수 증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항공업계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항공사들은 운항을 줄이고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고유가·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여객과 화물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실적 하락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운송지수는 지난달 3일부터 이달 1일까지 13.04% 하락했다. 같은 기간 개별 종목별로는 대한항공(-12.10%), 아시아나항공(-8.63%), 진에어(-10.75%), 제주항공(-14.78%), 티웨이항공(-32.98%) 등 주요 항공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특히 LCC는 낙폭이 더 커지며 투자심리 위축이 빠르게 반영되는 모습이다.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유가 급등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3월 중순 기준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약 197달러로 전쟁 이전 대비 90% 이상 급등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항공사 비용 구조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항공업은 대표적인 '유가 민감 업종'이다. 유류비가 전체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만큼 유가 상승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특히 이번처럼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는 구간은 항공사 입장에서 가장 부담이 큰 조합으로 평가된다.

비용 부담이 커지자 주요 항공사들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이달 1일부터 비상경영을 선언했으며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계열 LCC도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또 국내 주요 LCC들은 4~5월 국제선 일부 노선 감편을 결정했고 미주와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공급 축소가 확산되고 있다.

단거리 중심 구조를 가진 LCC는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국내 항공 시장이 이미 공급 과잉 상태에 놓여 있는 만큼 유가·환율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 일부 사업자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수요 흐름을 고려하면 업황이 급격히 꺾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수요 지표는 여전히 강하다. 올해 1~2월 국제선 여객 수요는 전년 대비 11% 증가했고 3월에도 15%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국·일본 노선 중심의 회복에 더해 중동 공항 운영 차질로 장거리 환승 수요가 인천공항으로 이동하면서 유럽·미주 노선까지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중동 공항 차질에 따른 환승 수요 재편과 장거리 노선 수요 확대라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장거리 네트워크와 운임 전가력이 있는 대형항공사는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와 고환율은 단기적으로 투심 악화 요인이지만 동시에 항공 산업 내 구조조정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변화된 환경 속에서 살아남은 사업자들의 경쟁력은 오히려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비용 충격이 산업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최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견조한 여객 수요에 더해 중동 허브 공항 차질에 따른 장거리 환승 수요 재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운임 전가력과 장거리 네트워크를 보유한 항공사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