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해외 사모대출 펀드 '불완전판매' 경고…특사경 '인지수사권'으로 제재·수사력 강화

입력 2026-03-26 1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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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조원 규모 해외 사모대출 '깜깜이' 구조 정조준...개인투자자 5천억원 손실 우려
내달 중순 특사경 인지수사권 본격 시행...MBK 제재 상반기 내 매듭 등 시장 규율 확립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금감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금감원

금융당국이 17조원 규모에 달하는 해외 사모대출 펀드의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해 점검에 착수하고 오는 4월 중순부터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독자적인 인지수사권을 가동해 자본시장 내 감독 기능을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해외 사모대출 펀드의 정보 불투명성과 고위험성을 지적하며 모니터링 체계 가동을 예고했다.

이찬진 원장은 "해외 사모대출 펀드는 목표 수익률 이면에 정보 불투명성이 높고 위험 대비 통제 수준이 낮다"며 "과거 대규모 손실을 본 고위험 상품들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사모대출 펀드는 은행 대출이 어려운 비상장 중소기업에 완화된 조건으로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구조를 띠고 있다.

특히 3월 기준 중동 상황 장기화로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피투자기업의 이자 부담이 급증해 펀드 전체가 연쇄 부실에 빠질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블루아울, 블랙록 등이 이미 환매 제한 조치에 나선 상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25년 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사모대출 펀드 잔액은 약 17조원에 달하며, 이 중 개인투자자 판매 잔액은 약 5천억원 수준이다.

이 원장은 "절대 금액은 작지만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의 가입 증가세가 뚜렷하다"며 "이미 일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완전판매 관련 문의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어디에 투자하는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 제대로 설명했는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사모대출은 공시가 제한적인 이른바 '깜깜이' 구조로 꼽힌다. 국내 투자자들은 주로 해외 운용사 펀드를 다시 담는 재간접 혹은 재재간접 형태로 투자하기 때문에 기초자산의 실제 부실 여부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해외 펀드에서 손실이 확정돼야 국내에 인식되는 시차가 존재해 실제 부실 여부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 금감원의 판단이다.

이에 금감원은 주요 증권사 경영진을 소집해 정보 입수 체계 강화와 판매 절차 점검을 당부하고, 문제 발생 시 투자자에게 안내하는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또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된 MBK파트너스에 대한 제재 절차 역시 형사 절차 완료와 무관하게 올해 상반기 내로 조속히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자체적인 수사 권한을 강화하며 시장 규율 확립에 나선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검찰 지시 없이도 특사경이 자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 집무규칙' 개정안을 예고한 바 있다. 이는 오는 4월 중 시행된다.

이 원장은 "앞으로는 금감원 조사 부서가 들여다보는 사건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를 개시할 수 있게 됐다"며 특사경 조직을 30명 이상 증원해 2개국 체제로 운영하는 등 인력 확충과 수사 인프라 강화를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기소율 논란에 대해서도 전체 기소율은 75% 수준으로 자본시장 특사경의 전문성은 이미 입증됐다고 일축했다. 수사권 남용 우려에 대해서는 금융위 수사심의위원회와 금감원 내부 수사심의협의회를 통한 이중 점검 체계로 엄격히 통제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