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또래 괴롭힘 비극… 10대 가해자 징역 장기 4년·단기 3년

입력 2026-03-26 17:28:32 수정 2026-03-26 17: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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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반복된 폭행·공갈·감금, 극단적 선택 유발 중대 범죄"
장례식장 증언으로 재수사 전환… 또래 범죄 경각심 확산

대구지법 안동지원 전경. 매일신문DB
대구지법 안동지원 전경. 매일신문DB

선배의 지속적인 폭행과 금전 갈취, 감금에 시달리다 숨진 10대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가해자에게 부정기형 실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손영언 부장판사는 공갈·폭행·감금·협박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군(17)에게 징역 장기 4년, 단기 3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군은 지난해 8월 10일부터 17일까지 후배 B군(16)에게 중고 오토바이를 강매한 뒤 이를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며 협박과 폭행을 반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군은 과거 70만원에 구입한 오토바이를 170만원에 넘기며 거래를 강요했고, 선금 일부를 받은 이후에도 약속과 달리 즉시 잔금을 요구하며 독촉을 이어갔다. "돈을 빌려서라도 가져오라"며 새벽과 밤을 가리지 않고 수차례 전화를 걸어 B군을 불러냈고, 피해자는 주변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이를 마련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달 15일에는 잔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B군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고, 넘어진 상태에서도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했다. 또 숙박업소 등에 머물게 하며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협박과 폭행을 이어간 정황도 확인됐다.

이 같은 괴롭힘은 약 일주일 넘게 지속됐고, 극심한 압박과 공포에 시달리던 B군은 결국 지난해 8월 19일 안동시 한 아파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토바이 거래 이후 불과 9일 만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단순한 폭행을 넘어 장기간에 걸친 공갈과 감금, 협박이 결합된 중대한 범죄"라며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된 점에서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전과가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나, 범행 수법이 불량하고 결과가 중대한 점, 유족이 엄벌을 강력히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은 당초 단순 사망 사건으로 종결될 뻔했으나, 장례식장에서 친구들의 증언이 나오면서 전면 재수사로 이어졌다. 이후 수사기관은 반복된 폭행과 금전 갈취, 감금 정황을 확인해 A군을 구속기소했다.

유족과 지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엄벌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판결은 또래 간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력이 단순 갈등을 넘어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사회적 경각심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