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두 차례 연속 동결하며 긴축 기조를 이어갔다. 시장이 기대했던 금리 인하 시점은 중동발(發) 에너지 충격 변수에 밀려 후퇴하는 모양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관세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가져올 인플레이션 악화 우려를 표하며,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태도를 보였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110달러대로 올라섰고, 원·달러 환율은 1천500원을 돌파하며 금융위기 이후 유례(類例)없는 변동성을 보인다.
수입 물가는 8개월 연속 상승세다. 이란의 주요 가스전 피격 이후 유가 급등은 석유제품과 공공요금 등 소비자물가 전반에 그대로 반영된다. 1.25%포인트(p)까지 벌어진 한미 금리 격차는 자본 유출 위험을 키운다. 최근 한국은행 금통위가 공개한 점도표(點圖表·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서 위원 대다수가 '6개월 후 금리 유지'를 택한 것은 대외 불확실성을 반영한 결정이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면 한은은 경기 둔화에도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오히려 올려야 할 수 있다. 부동산 가격 불안과 고금리에 노출된 가계부채 문제는 한은의 선택지를 극도로 좁힌다.
정부가 외환시장에 경계감을 표하며 국내시장복귀계좌(RIA) 등 자본 유입책을 내놓은 것은 적절한 대응이다. 그러나 단기 처방을 넘어 환율 급등과 유가 폭등 등 극단적 상황에 대비한 '스트레스 테스트'에 만전을 기하고, 필요시 100조원 이상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즉각 가동할 수 있어야 한다. 국회 통과를 앞둔 추가경정예산 역시 재정 당국이 밝힌 대로 적자국채 발행 없는 '초과 세수 활용' 원칙을 지켜야 한다. 고유가 직격탄을 맞은 취약계층과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핀셋형 차등 지원'에 집중해야 물가 자극을 최소화하며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상수(常數)가 된 시대에 통화와 재정 정책 공조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중동 긴장이 해소되지 않는 한 '긴 호흡의 위기 관리'라는 시험대에 서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