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반복되는 손목 통증의 원인, FCU·ECU 건염

입력 2026-03-1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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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월한방병원 침산점 박상우 원장
대구 수월한방병원 침산점 박상우 원장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들 가운데 '손목을 돌릴 때마다 마찰되는 느낌이 난다'거나 '큰 통증은 아니지만 계속 걸리는 느낌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대개는 일시적인 피로나 가벼운 염좌로 생각하고 운동을 계속하거나 특별한 치료 없이 지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몇 주 이상 이어진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만 보기보다 FCU(Flexor Carpi Ulnaris·척측수근굴근) 또는 ECU(Extensor Carpi Ulnaris·척측수근신근) 건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FCU와 ECU는 전완부에 위치한 대표적인 손목 힘줄로 손목의 안정성과 섬세한 움직임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FCU는 손목을 굽히면서 새끼손가락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작에 관여하고, ECU는 손목을 펴는 동작과 함께 손목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특히 테니스의 백핸드 스트로크처럼 손목이 반복적으로 회전하고 힘이 전달되는 동작에서는 이 두 힘줄에 적지 않은 부담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FCU·ECU 건염은 힘줄이 지나가는 경로를 따라 비교적 표층에서 압통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손목의 특정 움직임에서 통증과 함께 마찰감이나 염발음이 동반되는 특징을 보인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러한 건염이 생각보다 오랜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근육통은 수일에서 일주일 정도 휴식을 취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힘줄 조직은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따라서 FCU·ECU 건염은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4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수개월 동안 불편감이 이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한의학적 치료에서는 침 치료와 약침 치료를 통해 이러한 건염의 회복을 도울 수 있다. 침 치료는 전완부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고 국소 혈류를 개선해 염증 조직의 회복을 돕는다. 반복적인 사용으로 과긴장된 전완부 근육을 이완시키는 과정은 힘줄에 가해지는 지속적인 장력을 줄이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여기에 약침 치료를 병행하면 보다 적극적인 염증 조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약침은 한약에서 추출한 약물을 경혈과 병변 부위에 주입해 약물 작용과 침 자극의 효과를 함께 활용하는 치료 방법이다. 특히 봉독을 정제해 사용하는 SBV(정제 봉약침)는 항염증 작용과 통증 조절 효과가 알려져 있어 건염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에서 임상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진료 과정에서도 FCU·ECU 건염 환자에게 약침 치료, 특히 봉약침 치료를 병행했을 때 지속되던 손목 통증이나 움직일 때 느껴지던 염발음이 비교적 빠르게 완화되는 모습을 종종 확인하게 된다.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손목의 안정화와 보호이다. 건염은 반복적인 마찰과 과사용이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회복 과정에서 손목이 계속 같은 부담을 받는다면 염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따라서 일정 기간 손목 보호대를 착용해 과도한 굴곡과 신전을 제한하고 힘줄이 지나가는 부위의 마찰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통증이 시작된 초기 몇 주 동안 손목을 충분히 보호해주는 것만으로도 회복 속도에 많은 차이가 생긴다.

손목은 우리 몸에서 작지만 매우 섬세한 관절이다. 일상생활과 운동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만큼 작은 신호라도 쉽게 지나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되는 손목 통증이 있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기보다 원인을 정확히 살펴보고 적절한 치료와 보호를 병행하는 것, 그것이 손목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대구 수월한방병원 침산점 박상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