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땡큐" 뜻밖에 '돈방석' 앉은 韓해운사…유조선 대여 '하루 7억' 대박

입력 2026-03-16 18:40:40 수정 2026-03-16 19: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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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가운데 7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에서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가운데 7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에서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벌어진 무력 충돌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 속에서 한국 해운사가 예상치 못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단일 해운사 기준으로 가장 많은 유조선을 운항 중인 한국 해운사 시노코(sinokor·장금상선)가 전례 없는 수준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며 시작된 군사 충돌이 3주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란이 세계 최대 해상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원유 운송과 저장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시노코의 유조선이 높은 가격에 임대되며 수익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시노코의 선박은 전쟁 발발 이전부터 페르시아만에 배치돼 있었다. 블룸버그는 시노코가 지난 1월 29일 최소 6척의 빈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을 페르시아만으로 이동시켜 화물을 기다리며 대기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후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원유 수출이 막히자 추가 저장 공간을 찾던 글로벌 석유 회사들이 시노코 선박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노코는 현재 석유 저장을 목적으로 선박을 하루 50만 달러(약 7억5천만원)에 임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용선료 수준과 비교하면 거의 10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글로벌 석유 회사들은 시노코의 유조선을 바다 위 저장 시설, 이른바 '부유식 저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노코는 전쟁 전 몇 주 동안 초대형 유조선을 매입하거나 임대하며 선대를 빠르게 확대해 왔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약 150척 규모의 초대형 유조선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공격적인 선박 확보 전략으로 시노코는 불과 몇 달 사이 세계 초대형 원유 운반선 선주 순위에서 12위에서 상위 3위권으로 올라섰다.

회사 측은 최근 몇 달 동안 유럽 선주들로부터 최소 50척의 중고 유조선을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걸프만에 발이 묶여 있는 선박 6척 가운데 2척도 최근 인수한 선박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시노코가 지난 1월 선박을 매입할 당시 평균 가격이 약 8천800만 달러였다고 전했다. 현재처럼 하루 5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이 유지될 경우 선박 가격을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회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원유 운송 운임 역시 크게 상승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노코는 중동에서 중국까지 원유를 운송하는 데 배럴당 약 20달러의 운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평균 운임인 배럴당 약 2.5달러와 비교해 큰 폭으로 오른 금액이다.

1989년 설립된 시노코는 원래 컨테이너 운송을 중심으로 성장한 해운사다. 한국과 중국을 잇는 최초의 컨테이너 항로를 개설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회사는 한국선주협회 회장을 지낸 정태순 회장이 이끌고 있다. 최근 진행된 대규모 유조선 확보 전략은 정 회장의 아들인 정가현 시노코 이사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이란 전쟁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혼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한 은둔형 한국 거물 사업가의 수익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이번 혼란에서 가장 큰 승자 중 한 명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