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불펜 지탱한 이승민, 체인지업 보강
육선엽, 제구 향상되고 공에도 힘이 붙어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불펜 이승민(25)이 그렇다. 가장 빛나진 않을지라도 프로야구 정상을 노리기 위해선 필수적인 자원. 이제 신인 티를 벗은 육선엽(20)의 성장도 삼성 마운드엔 힘이 된다.
대구고 출신 이승민은 삼성에서 드문 왼손 불펜. 작은 체구에 비해 구위가 좋다. 타자와 적극적으로 승부하고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지난해 62경기(64⅓이닝)에 등판해 3승 2패, 8홀드,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하며 꽃을 피웠다.
삼성은 지난 시즌 불펜이 약해 고전했다. 그래서 이승민의 활약은 더 돋보였다. 특히 순위 싸움이 정점으로 치닫던 후반기 이승민의 평균자책점은 2.93.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8경기(7⅔이닝) 무실점. 필승조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승민은 그런 활약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 시범경기를 소화 중인 이승민은 "지난해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한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가 있었다. 스스로에게도 화가 났다"며 "꾸준하게 제 모습 유지하는 데 신경을 더 쓰고 있다"고 했다.
실제 안주하지 않았다. 겨우내 진행된 해외 전지훈련(스프링캠프)에서도 묵묵히 땀을 쏟았다. 제구가 좋아졌다. 캠프 기간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 경기 때 등판해 1이닝을 완벽히 틀어막기도 했다. 상대 중심 타선을 삼진과 범타로 깔끔히 처리했다.
박진만 감독은 캠프 후 투수조 최우수선수로 육선엽과 함께 이승민을 꼽았다. 이승민은 "매년 하던 대로 했을 뿐인데 운이 좋았다"며 "캠프에선 체인지업을 꾸준히 연습했다"고 했다. 같은 방을 쓴 대구고 후배 배찬승(19)에게 체인지업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육선엽이 성장한 것도 반갑다. 큰 키(190㎝)는 변함 없지만 기량이 늘었다. 제구가 좋아졌고, 던지는 공도 한결 묵직해졌다. 겨울 동안 근육량을 위주로 몸무게를 4㎏ 정도 늘렸다. 힘이 붙으면 구속은 자연스레 따라올 거란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육선엽은 202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대형' 유망주. 하지만 프로 입단 후 보인 모습은 다소 아쉬웠다. 2024시즌 11경기에 나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29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27경기에 출전해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4에 그쳤다.
이번 시범경기에선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육선엽은 "많이 성장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동안 힘으로만 하려다 보니 헤맸다"며 "제구에 신경을 쏟았다. 이제 막혔던 혈이 좀 뚫린 것 같은 느낌이다. 다만 변화구는 더 다듬어야 한다"고 했다.
이승민, 육선엽이 발전한 건 삼성 불펜에 호재다. 둘의 목표도 다르지 않다. 보직에 관계 없이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게 이승민의 각오다. 4월 상무 입대가 예정된 육선엽도 "팀이 우선이다. 모든 걸 쏟아붓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