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23년 한덕수, 항소심 시작…"국헌문란 목적 폭동 가담은 아냐"

입력 2026-03-11 14:17:14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특검 "증거 충분"…변호인 "대통령 고집 설득하려 했다"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 이날 한 전 총리는 흰 셔츠에 검은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는 11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을 받는 한 전 총리 사건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고 사건 개요를 확인한 뒤 증인신문 절차에 들어갔다.

재판부는 공판에 앞서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요청한 첫 재판 중계 신청을 받아들였다. 다만 오후 재판에 출석 예정인 일부 증인이 중계에 반대 의사를 밝힘에 따라, 오후 심리의 중계 여부는 양측 의견을 들은 뒤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에는 특검과 변호인단이 각각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특검 측은 1심 판결에서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던 행사에 대신 참석하라는 지시를 한 전 총리가 받아들인 행위 등을 무죄로 본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에게 전화해 국회 상황을 확인한 행위나 국회 통고 여부를 점검한 점, 그리고 사후 계엄 선포문을 행사했다는 혐의 등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한 바 있다.

특검은 "제시된 증거만으로도 공소사실이 충분히 입증된다"며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 전 총리 측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대통령을 만류했을 뿐, 헌정 질서를 무너뜨릴 의도로 계엄에 가담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한 전 총리 측 변호인은 "윤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의 거듭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비상계엄 선포를 선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한 계엄 선포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에 가담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1심이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이뤄진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고 판단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인정한 부분 역시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가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당시 행위는 윤 전 대통령의 결정을 설득해 막기 위한 과정이었을 뿐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만들기 위한 의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헌법재판소에서의 위증 혐의는 인정하고 있다며, 이 점을 양형에 고려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견제해야 할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했다고 판단해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이는 검찰이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높은 형량이다.

한 전 총리는 사후 계엄 선포문에 서명한 뒤 이를 폐기한 혐의와, 2024년 2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과정에서 위증한 혐의 등도 함께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