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Act 코스닥액티브 상장 전날 유튜브 라이브서 편입 종목·비중 사전 공개
시간외 거래서 종목 급등…코스닥 중소형주 변동성 확대
금감원·거래소 대책 검토…"규정 없지만 신중 접근 필요" 지적
"타임폴리오와 순자산 격차 3조원으로 벌어진 후발주자 조급함"
'KoAct 코스닥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앞두고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진행한 라이브 방송이 논란이다. 상장 예정인 펀드의 세부 포트폴리오(PDF)를 방송을 통해 사전에 노출하면서 특정 종목들의 주가가 요동치는 등 시장 교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이번 행보를 두고 후발주자로서 액티브 ETF 시장의 점유율 경쟁이 낳은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적 금지 규정은 '모호'…시장 변동성 키운 정보 형평성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6시경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KoAct 코스닥액티브' ETF 상장 기념 라이브방송을 진행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했다. 책임 운용역인 김지운 운용2본부장이 직접 상장 직후 편입될 주요 종목과 그 비중을 상세히 공개한 것이다.
공개된 자료에는 큐리언트(비중 8.8%), 성호전자(8.7%), 파두(3.9%) 등 코스닥 중소형주들이 대거 포함됐다. 방송 시점은 장 마감 후 시간 외 단일가 매매가 진행 중인 시간대였다. 대형 운용사의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는 정보가 퍼지자 해당 종목들은 즉각 반응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이나 거래소 규정상 ETF 상장 전 구체적인 편입 종목을 언급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금지하는 명시적 조항은 없어 규정 위반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251조는 'ETF의 납부자산구성내역(PDF)을 증권시장을 통해 매일 공고해야 한다'는 규정상 업계는 통상 신규 ETF의 구성 종목과 비중은 상장 당일 아침 공개한다.
문제는 시장 영향력과 정보의 형평성이다. 방송을 시청한 특정 투자자들만이 상장 직후 운용사가 매수할 종목 리스트를 미리 알게 되면서 이를 이용한 일종의 선행매매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제는 'KoAct 코스닥액티브' ETF의 구성 종목 특성에 있다. 해당 ETF에는 큐리언트, 성호전자 등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고 거래량이 적은 코스닥 종목들이 높은 비중으로 포함돼 있다. 실제로 방송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언급된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하며 변동성을 키웠다는 평가다. 넥스트레이드(NXT) 거래 종목인 큐리언트의 경우 정규장에서 1.46% 하락세인 4만600원으로 마감했지만 애프터마켓에서 급등세를 보이면서 10.32% 오른 4만5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총 규모가 작은 종목들은 자산운용사의 대규모 자금 유입 소식만으로도 주가가 쉽게 급등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코스닥 변동성을 키웠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시총이 큰 종목 위주였다면 영향이 제한적이었겠지만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를 대거 담으면서 운용사의 정보 노출이 시장을 흔드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벤치마크에 포함된 종목 공개 자체는 문제가 되기 어렵지만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을 사전에 공개할 경우 선행매매 개연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며 "관련 사안은 운용사들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사적 채널을 통해 특정 투자자에게 포트폴리오 정보를 먼저 공개한 행위가 자본시장법에서 정한 정상적인 공고 절차를 위반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측과 접촉해 종전에도 유사한 일이 발생한 적이 있었는 지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적으로는 상장 전 ETF 종목 공개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은 없지만 이게 법의 위반에 해당하냐라는게 쟁점이 될 수 있다"라며 "특히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만큼 이러한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 있는지 다방면에서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 역시 이번 사안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 속에 대책 마련을 검토 중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거래소에서는 ETF 상장 전 이슈에 대해 제재를 적용할 규정은 없다"면서도 "다만 해당 이슈가 규정을 떠나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다. 향후 자산운용사들과 신규 상장 관련 심사·협의·진행할 때 이런 행위를 지양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와 관련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당사는 신규 상품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상품의 운용 전략과 편입 종목에 대한 투명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돕고자 웹세미나를 진행했다"면서 "ETF의 예상 포트폴리오 공개는 통상적인 정보 제공 절차의 일환이었지만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고 유동성이 민감한 코스닥 시장에 혼선을 준 부분에 대해 유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폴리오와 격차 벌어진 'KoAct', 성적표 압박에 무리수?
운용업계에서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이번 행보를 두고 액티브 ETF 시장의 점유율 경쟁이 낳은 무리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독자 브랜드 'KoAct'를 런칭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액티브 명가'로 불리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24년 3000억원 수준이었던 양사의 순자산 총액 격차는 올해 2월 기준 3조원 이상으로 벌어지며 타임폴리오가 독주 체제를 굳히는 모양새다.
결국 '삼성'이라는 거대 타이틀을 달고도 후발 주자로서 입지가 좁아지자 상장 전 포트폴리오 공개라는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띄우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사전 정보 논란 속에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주가 치솟은 가운데 'KoAcT' 상품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엔 성공했다. 'KoAct 코스닥 액티브'의 첫날 수익률은 'TIME 코스닥 액티브'(4.13%)보다 3배가량 높은 11.94%를 기록했다. 'KoAct 코스닥액티브'에 2969억원, 'TIME 코스닥액티브'엔 2847억원의 개인 순매수세가 몰렸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맞물리며 코스닥 액티브 ETF 출시는 이례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면서 "조직의 의사결정이 상대적으로 느린 삼성 특유의 구조적 한계 속에서 후발주자로서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통상적인 행보에서 벗어나게 한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