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여러 대학 학생 모여 듣는 '대구창업학' OT… 학점교류로 공동 수강
수강생 88.7% '만족'…학생 유입에 상권 활성화 효과도
구 중앙파출소 건물, 도심캠퍼스 3호관으로 조성… 2027년 개관 예정
지난 6일 오후 1시 20분쯤 대구 동성로의 오래된 3층짜리 건물 안으로 학생들이 하나둘 들어섰다. 건물 입구에는 '도심캠퍼스 2호관'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었다.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대구 청구출판사가 간행한 구상 시인의 시집 초로의 시 출판기념회가 열렸던 '꽃자리다방'이 자리했던 건물이다.
이날 강의실에는 대구권 대학 학생들이 모여 '대구창업학' 수업 오리엔테이션을 들었다. 보통 오리엔테이션은 빠지는 것이 '국룰'이지만, 이날 강의실은 정원 40명을 거의 채울 만큼 학생들로 붐볐다. 여러 대학에서 온 학생들은 저마다 다른 전공과 배경을 갖고 있었지만 '대구 지역 맞춤형 창업을 배우겠다'는 공통된 이유로 한자리에 모였다.
'대구창업학'은 계명대학교가 주관하고 경북대, 계명문화대, 대구공업대, 대구과학대, 대구보건대, 수성대, 영남이공대, 영진전문대 등 지역 대학들이 공동 참여하는 연합형 창업 교과목이다. 대구 지역 대학생이라면 소속 대학과 관계없이 학점교류를 통해 수강할 수 있으며, 지역 대학이 협력해 창업교육을 공동 운영하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수업은 단순한 창업 입문 강의가 아니라 지역 기반 창업교육을 목표로 설계됐다. 강사진 역시 대학 교수뿐 아니라 지역 산업 혁신기관 실무자와 창업 전문가들이 참여해 정책, 투자, 기업 성장 전략 등을 현장 관점에서 전달한다. 학생들은 학기 말에 팀별 창업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수업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날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 김병국 계명대 창업지원단 교수는 "여러 대학 학생들이 학점교류 형태로 함께 창업교육을 받는 연합형 교과목은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라며 "예전에는 대학 간 경쟁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협력과 융합을 통해 창업을 준비하는 시대인 만큼, 서로 다른 대학 학생들이 교류하며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교육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의의 근간이 된 대구시의 '도심캠퍼스'는 동성로 일대 노후 유휴시설을 활용해 대구권 대학들이 공동으로 강의를 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도심형 통합캠퍼스 모델 사업이다.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든 도심캠퍼스 사업에는 현재 대구권 15개 협약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도심캠퍼스 1·2호관은 겨울방학 동안 방수공사 등 시설 보수를 마쳤으며, 지난해 12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대구권 12개 대학의 34개 강의가 이번 학기부터 순차적으로 개강한다. 학점 인정 교과 강의 비중도 88%까지 확대해 교육 기능을 강화했다.
참여 규모도 꾸준히 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도심캠퍼스 참여 대학과 수강 학생 수는 2024년 13개 대학 2천277명에서 2025년 15개 대학 2천525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역시 하계학기와 2학기 추가 강의 모집이 예정돼 있다.
도심캠퍼스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가 2025년 2학기 수강생 8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도심캠퍼스 강의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응답이 88.7%에 달했다.
도심 수업이 지역 상권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심캠퍼스 강의가 있는 날 인근 상가를 이용한다'는 질문에 대해 '강의마다 이용한다'는 응답이 41.2%로 가장 많았고 '한 달에 3번' 14.7%, '한 달에 1~2번' 21.1% 등으로 나타나 한 달에 한 번 이상 상가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77.0%에 달했다.
강의 외 시간에도 도심에 머무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인근 상가 이용 시 강의시간을 제외한 평균 도심 체류시간은 '3시간 이상'이 16.3%, '2시간 이상' 25.3%, '1시간 이상' 22.6% 등으로 조사돼 1시간 이상 머문다는 응답이 64.2%에 달했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신지은 씨(계명대 사회복지학과 4학년)는 "학교를 다니면서 다른 대학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 수업을 통해 다양한 학교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며 "도심캠퍼스에서 수업을 듣는 날이면 이 근처 식당이나 카페를 자연스럽게 이용하게 돼 주변 상권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도심캠퍼스 사업 확대를 위해 구 중앙파출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도심캠퍼스 3호관으로 조성하고, 2027년 1월 개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