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락하자 과거 '거품 경고' 글 재조명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자, 그동안 코스피 상승세를 두고 '거품' 가능성을 제기해 온 월가 인사가 자신의 전망이 맞아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전 JP모건 수석 전략가는 3일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전쟁 가능성과 함께 일본 니케이와 한국 코스피의 급락을 예상했었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상황을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12일 자신이 올렸던 글도 다시 공유했다. 당시 그는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인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EWY)'와 은 선물 가격 흐름을 비교하며 시장 하락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콜라노비치는 "두 자산 모두 개장 전 거래에서 약 12% 하락했다"고 덧붙이며 코스피가 5천700선대로 떨어진 그래프도 함께 게시했다.
콜라노비치는 지난달부터 한국 증시에 거품이 형성됐다는 주장을 이어왔다. 그는 "한국 증시는 단기간에 두 배 가까이 상승했지만 미국 증시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며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자금이 아시아, 특히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의 '매그니피센트7(M7)' 자금이 한국 기업으로 흘러가고 있고, 미국 투자자들도 M7에서 자금을 빼 아시아 시장으로 옮기고 있다"며 "반도체 생산 역시 삼성전자와 TSMC 등 아시아 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사실상 아시아에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5일에는 코스피 상승 속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콜라노비치는 "코스피가 1천에서 2천까지 오르는 데 40년이 걸렸는데 최근에는 몇 달 사이 4천포인트가 상승했다"며 "이는 과거 평균 수익률로 보면 100년 이상에 해당하는 상승 폭"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해소되면 지금과 같은 가격 수준을 다시 보기 어려울 수 있다"며 현재 시장에 진입하는 투자자들이 큰 위험을 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콜라노비치는 반도체 수요 증가도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이를 "사막에서 물이 부족해 한 병에 100달러를 주고 사는 상황"에 비유하며 "결국 물의 가격은 다시 1달러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장 분석가들이 이 같은 일시적 가격을 기준으로 주식 가치까지 평가하고 있다는 점도 비판했다.
콜라노비치는 약 19년 동안 월가에서 활동하며 시장 전망으로 주목받아 '월가의 간달프'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시장 흐름을 잇따라 잘못 판단하며 평가가 흔들렸고, 2024년 미국 증시 상승장을 예상하지 못한 끝에 JP모건을 떠났다. 당시 블룸버그통신은 그의 잇따른 판단 오류가 은행과 고객에게 손실을 안겼다고 보도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98.37포인트(12.06%) 하락한 5093.54로 장을 마쳤다. 이는 2001년 9·11 테러 직후 기록된 하락률(12.02%)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낙폭이다.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 종목도 크게 밀리며 삼성전자는 17만2천200원, SK하이닉스는 84만9천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