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남 여수에서 숨진 생후 4개월 영아 '해든이(가명)' 사건이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조명되자 가해 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부모의 신상과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을 공유하며 사실상 신상 공개에 나섰고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은 결혼사진까지 퍼지면서 사적 제재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해 발생한 전남 여수 생후 4개월 학대 사망 사건의 경위와 수사 기록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방송이 나간 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이제까지 본 그알 중 가장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이어졌고, 관련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방송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가해 부모의 과거 블로그, SNS 게시물과 사진이 빠르게 공유됐으며, 이미 삭제된 계정의 글도 캡처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신상 정보와 사생활 사진까지 유통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한 네티즌은 "해든이 친부모의 블로그를 찾았다"며 "너무 평범해 보여 놀랍다. 글만 보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해당 게시물 작성자는 이후 댓글을 통해 "블로그가 이미 삭제됐다. 삭제 속도가 빠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해당 계정은 현재 폐쇄된 상태로 전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삭제 전 블로그 글을 확인했다며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친모가 첫째 출산 당시 자궁수축 문제로 입원했다는 기록과 둘째 출산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는 취지의 글이 있었다는 것이다.
출산 이후 우울감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게시물도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든이가 숨지기 일주일 전 친모가 맘카페에 콜라겐 제품을 추천하는 글을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사건은 지난해 10월 22일 낮 12시 30분쯤 여수에서 발생했다. 피해 아동인 생후 4개월 영아 해든이의 친모 양 씨는 경찰에 전화를 걸어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아이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료진이 확인한 상태는 심각했다.
수술을 담당한 의료진에 따르면 아이는 사실상 사망 직전 상태였고 개복 수술 과정에서 약 500cc에 이르는 출혈이 확인됐다. 신체 곳곳에서는 색이 서로 다른 멍 자국이 발견됐고, 뇌출혈과 함께 20여 곳이 넘는 골절이 확인됐다.
해든이는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입원 나흘 만에 숨졌다. 부검 결과 사인은 다발성 외상에 따른 출혈성 쇼크 및 장기부전으로 나타났다. 출생 133일 만의 사망이었다.
친모는 사건 초기 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발생한 익수 사고라고 주장하며, 아이 몸에 남은 멍은 구조 과정이나 낙상으로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부 서 씨 역시 일부 홈캠 영상을 제출하며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영상과 음성 파일에는 다른 정황이 담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확보한 자료에는 친모가 아이를 안고 방을 나갔다가 약 1시간 뒤 급히 돌아오는 장면이 담겼다.
녹음 파일에는 둔탁한 타격음과 아이의 울음소리가 반복적으로 기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친모가 "죽어, 제발 좀 죽어, 죽여버릴 거야"라고 외치는 음성도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 시점과 관련한 정황도 드러났다. 친모는 사건 당일 낮 12시 3분쯤 아이의 상태 이상을 인지하고도 약 27분이 지난 뒤에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서는 맥주캔이 발견됐고, 당시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기관이 추가로 확보한 약 4천800개 분량의 홈캠 영상에는 아이를 거꾸로 들거나 얼굴을 발로 밟는 장면, 베개로 얼굴을 덮는 모습 등 지속적인 학대 정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모습이 담긴 홈캠 영상이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이 더욱 커졌다.
검찰은 당초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적용했던 친모에 대해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죄명을 변경해 기소했다. 친부는 아동학대 방임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는 친부의 행적도 도마에 올랐다. 아이가 위독한 상황에 놓여 있던 당시 성매매업소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고, 친모의 학대 정황을 경찰에 진술한 지인과 응급구조사, 사건을 보도한 언론사에 협박성 전화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