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향한 유화 몸짓… 임계선 넘나드는 안보 자해

입력 2026-02-25 16: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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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개선 과제 집중, 한미동맹 괜찮나
주한미군 이례적 입장문 발표, 보안 줄줄 새
1년 전 확정된 자유의 방패 훈련, 축소 조율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5일 육군 25사단 GOP 부대를 방문해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5일 육군 25사단 GOP 부대를 방문해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을 향한 이재명 정부의 유화 제스처가 과감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 시절의 무인기 침투 사건 등에 대해 사과하는 수준을 넘었다. 주한미군이 참가하는 합동 군사 훈련이나 유엔군사령부의 DMZ 출입 권한에 대해 견해차를 드러내는 등 마찰음이 그치지 않고 있다. 최근 '자유의 방패' 훈련 계획 발표마저 늦어지는 배경에 훈련 규모 축소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 사이의 통화 등 공개되지 않아야 할 부분까지 드러나면서 안보 이슈에 대한 우려가 기우가 아니라는 시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과제에 집중하는 사이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한미군과 진실 게임

주한미군은 지난 18∼19일 오산기지에서 F-16 전투기들을 서해상으로 100회 이상 출격시키는 대규모 훈련에 나섰다. 서해상으로 미군 전투기가 출격하자 중국 전투기들이 대응 출격하면서 한때 양국 공군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19일 이런 상황을 보고 받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고 한다. 주한미군은 21일까지 예정됐던 훈련을 조기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는 이를 두고 "안 장관의 항의에 브런슨 사령관이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자주국방의 기개가 살아있음을 선전하는 듯한 장면이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전쟁부) 정책담당 차관과 조찬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전쟁부) 정책담당 차관과 조찬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한미군은 입장문을 내 강하게 반박했다. 주한미군은 이례적으로 야밤(24일 오후 10시)에 입장문을 내면서 브런슨 사령관이 우리 군 당국에 사과했다는 보도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브런슨 사령관은 사전 통보가 있었음을 재확인했고, 주한미군은 최고 수준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임무 수행을 위해 정기적인 훈련을 하고 있다. 대비태세 유지를 위해 사과할 일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훈련 계획을 통보했는데 제때 보고받지 못한 게 우리 책임은 아니고, 훈련 자체를 사과할 일도 아닌 듯하다"고 해석된다.

또 "고위 지도자들의 비공개 논의를 선택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공동 안보 목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훈계도 적시했다. 양국 군 수뇌부의 통화를 아무렇지 않게 외부에 공개한 것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군복무를 위해 입대한 장병들이 가장 먼저 익히는 수칙이 보안 엄수다.

비무장지대(DMZ) 관할권 문제를 두고 국방부가 미국 측에 DMZ 공동관리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지며 유엔군사령부의 호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연천군 민간인통제선 지역에서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DMZ를 관할하고 있다는 내용을 알리는 푯말. 연합뉴스
비무장지대(DMZ) 관할권 문제를 두고 국방부가 미국 측에 DMZ 공동관리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지며 유엔군사령부의 호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연천군 민간인통제선 지역에서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DMZ를 관할하고 있다는 내용을 알리는 푯말. 연합뉴스

◆이전에 볼 수 없던 것들

이례적인 장면은 또 있었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DMZ를 관할하던 유엔군사령부가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DMZ 출입 권한 확보 움직임과 관련한 입법 시도 탓이었다. 유엔군사령부는 "정전협정에 대한 정면 충돌"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한 바 있다. 모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최근 들어 연속된 것들이다.

다음 달로 예정된 '자유의 방패' 연합 훈련 계획 발표도 지연되고 있다. 야외실기동훈련 실시 등을 둘러싼 이견도 조율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대북 도발이라 풀이하는 대규모 병력 및 장비 전개를 축소하고, 야외실기동훈련도 시기를 분산해 실시하는 방안을 우리 정부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주한미군이 난색을 표했다는 것이다.

주한미군은 '자유의 방패' 연합 훈련이 1년 전 확정된 계획인 만큼 그에 따라 이미 상당한 비용을 들인 추가 병력과 장비를 전개한 만큼 축소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