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만난 李대통령 "한반도 평화 메신저 돼달라"

입력 2026-06-15 19:37:38 수정 2026-06-15 20:35:12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유럽 순방서 레오 14세 단독 면담
우리 정부 꾸준한 노력 교황청 지지…내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공조 요청

이재명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교황청 사도궁에서 레오 14세 교황과 단독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교황청 사도궁에서 레오 14세 교황과 단독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레오 14세 교황과 단독 면담을 위해 방문한 교황청 사도궁에서 영접 나온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레오 14세 교황과 단독 면담을 위해 방문한 교황청 사도궁에서 영접 나온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을 순방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레오 14세 교황을 만나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이탈리아 로마 현지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바티칸시국의 교황궁에서 레오 14세 교황을 단독 면담하면서 이 같은 요청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날 단독 면담은 배석자 없이 약 30분 동안 진행됐다. 이 대통령이 주로 발언을 하고 교황은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개최 기간 중 교황의 방한을 공식 요청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우리 국민의 염원과 우리 정부의 구상을 설명하고 교황청의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변함없는 지지와 관심'을 부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근대화와 민주화 과정에서 천주교가 우리 국민들에게 기여한 바가 크다"는 점을 짚으면서 "앞으로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천주교의 기여와 역할에 대해서 기대"를 표시하기도 했다.

또한 위 안보실장은 "(남북관계)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서로 대화하고 화해하고 협력하는 길로 나아가야 된다는 데 대해서 두 분의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이 대통령은 내년에 교황께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계기로 방한하신다면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발신하실 것으로 기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교황의 방북여부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과 파롤린 국무원장 면담과정에서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교황청 방문 첫 행사로 성 밖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진행된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유흥식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집전)에 참석해 "한반도의 평화가 세계평화로 이어지고 세계의 연대가 다시 한반도의 평화를 굳건하게 만드는 선순환을 함께 만들어가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나타냈었다.

남북화해를 위한 북한과의 대화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 하자 우리 정부의 일관된 평화공존 정책 기조를 분명하게 천명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또한 이 대통령은 내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교황청과의 원만한 협업(協業)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2027년 서울 세계 청년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뜻을 교황청에 전달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는 국제 규모의 가톨릭 청년신자 대상의 신앙대회다. 지난 2023년 8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프란치스코 전 교황이 서울 개최를 발표했었다. 한국은 2014년 아시아청년대회 이후 13년 만에 가톨릭 국제행사를 개최하게 된다.

이와 함께 한국 출신 유흥식(라자로) 추기경은 전날 성 베드로 대광장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교황님께서 미국 분이시니까 옛날보다는 북한 관계, 북미관계를 트는데 조금 역할 하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황의 역할은 북한의 의중(초청 등 제반 준비)에 달려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유 추기경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촉구하는 요청에 교황이 '나도 역할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는 대답을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번 교황청 방문에 성경 속 '돌아온 탕아'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절제된 조형미로 표현한 작품, '하느님의 품' 조각상 등을 교황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청와대는 인간에 대한 연민·용서·화해·공동체의 회복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에게는 전통 칠화 기법을 활용해 들꽃 문양을 그린 필함, 명함집, 펜접시 세트를 선물했다. 들꽃의 소박함이 사제의 겸손과 성찰의 삶과 조화를 이룬다는 점을 고려했다.

바티칸시국에서 유광준 기자